인천의 창단 첫 FA컵 결승 진출을 이끈 김도훈 감독은 상대팀인 FC서울에서 임대한 김원식, 이적한 김동석의 출전 제한 조항을 한시적으로 풀어줄 것을 공개 요청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근데 이거 물어봐도 돼요?"
인천 유나이티드를 창단 첫 FA컵 결승 무대로 이끈 김도훈 감독. 그는 연장 접전 끝에 전남 드래곤즈를 꺾고 FC서울과의 결승 매치업을 성사시킨 지난 14일 밤 기자회견에서 흥미로운 화두를 꺼내 던졌다.
복잡한 계약 조건을 전부 떼버리고 진검승부를 펼치는 건 어떻겠냐고 서울과 최용수 감독에게 제안한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A컵 결승전에 김원식과 김동석이 출전하지 못한다. 이적 계약 조건 때문이다.
김원식은 FC서울의 임대 신분이다. 따라서 임대 기간에는 서울과의 경기에 뛸 수 없다. 계약 조건이 그렇다. 김동석 역시 마찬가지다. 김동석은 서울에서 인천으로 완전 이적했다. 그러나 결승전에 못 뛴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이적은 맞지만 첫 해에는 서울 원정 경기에 뛰지 않기로 하는 계약 조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훈 감독은 "사실 서울과 맞붙을 때는 우리 전력을 다 할 수 없었다. 우리가 전력을 다 할 수 있다면 해볼만 하다고는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선수들을 다 써서 해보고 싶은 바람이다. 그런데 이거 물어봐도 돼나"라며 웃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FA컵 결승에 오른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서울 출신 선수의 출전 제한 조항을 일시 해지해 달라는 김도훈 감독의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했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서울은 당연히 김도훈 감독의 외침을 외면해도 된다. 계약 조건에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제 공은 최용수 감독과 서울 구단에게 넘어갔다.
1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스플릿 라운드 그룹 A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최용수 감독은 김도훈 감독의 물음에 단호하게 '출전 불가'를 외쳤다.
최용수 감독은 "나도 승부사라 정예멤버로 붙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계약은 구단과 구단의 문제다. 계약서에 다 명시되어 있는 것을 내 마음대로 편의를 봐줄수는 없다. 두 선수 모두 무상으로 인천에 간 것인데 원칙은 바로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