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휴일인 17일에도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둘러싼 치열한 장외 선전전을 펼쳤다. 시민사회단체는 서울 도심에서 반대시위를 벌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산악회 발대식에 참석해 "지금 대한민국 국사학자 90%가 좌파로 전환됐다"면서 "그들에 의해 쓰여진 초중고 역사교과서는 현대사를 패배한 역사로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이제 역사전쟁이 시작됐다"면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꼭 이겨야 하는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여야합의로 국회에서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교육부 고시로 끝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저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한민국 역사학자의 90%가 좌파라고 김무성 대표가 주장했네요. 그러면 나머지 10%로 교과서를 만드는 것이 올바른 역사교육인가요?"라면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10%에 치우친 편향에 한숨이 나옵니다. 도대체 김무성대표의 상식의 기준은 무엇입니까?"라고 반박했다.
문 대표는 페이스북에서는 "국정교과서가 올바른 역사교육?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 5.16군사쿠데타가 혁명이라거나 유신독재가 구국의 결단이라는 등의 편향된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국정교과서가 올바른 역사교육이겠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반대하는 집회가 이날 서울 도심에서 잇따라 열렸다.
466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이날 오후 4시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국정화 저지 범국민대회를 열고 교과서 국정화 전환 중단을 촉구했다.
경찰 추산 800여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현 검인정 교과서를 아무리 찾아봐도 김일성 주체 사상 찬양과 한국전쟁 북침과 같은 내용은 없다"며 "후대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반민족적이고 반헌법적인 국정화 교과서를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