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니퍼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올해 한 번 깼잖아."
통합 4연패를 이룬 삼성이지만, 두산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에게는 유독 약했다. 니퍼트는 지난해까지 통산 삼성전 19경기에서 13승1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남들은 무서워하는 삼성도 니퍼트 앞에서는 순한 양이었다.
그나마 올해는 조금 나았다. 5월21일 첫 맞대결에서 6이닝 4실점으로 니퍼트를 무너뜨렸다. 올해 상대 전적도 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4.34였다.
류중일 감독도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니퍼트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잘 던졌으니까 대비를 했다"면서 "올해 한 번 깼다. 나흘 쉬고 등판했지만, 100개를 넘게 던졌으니 조금 지치지 않았을까"라고 니퍼트 공략을 2차전 키로 꼽았다.
특히 한국시리즈 2차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구구장을 찾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5월21일 니퍼트를 깰 때도 잠실구장을 직접 방문했다. 지난 2013년 10월27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이 경기장을 직접 찾자 삼성도 2연패 뒤 첫 승을 거두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승리 공식이었다.
하지만 물오른 니퍼트는 다시 삼성 킬러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삼성은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6으로 졌다. 이로써 삼성과 두산은 1승1패를 기록하고, 두산 홈인 잠실구장에서 29~31일 3~5차전을 치른다.
사실 니퍼트는 올해 삼성전에서만 부진했던 것이 아니다. 부상으로 20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고,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2011년 한국 무대를 밟은 뒤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에서의 니퍼트는 예전 에이스 니퍼트였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NC와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완봉승을 포함해 2승 평균자책점 0.00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상승세는 한국시리즈로 이어졌다.
3피안타 1볼넷 완벽투였다. 위기도 있었지만, 잘 넘겼다. 1회말 1사 2루, 3회말 1사 3루, 6회말 2사 3루 위기를 모두 실점 없이 막았다. 3회말과 6회말 모두 도루와 포수 실책으로 3루를 내줬지만, 침착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7이닝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플레이오프 2경기에 이어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투구 수가 92개 밖에 되지 않았지만, 6-0으로 벌어지면서 8회말부터 윤명준이 마운드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