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째 논란이 되고 있는 종교인 납세 문제.
종교인 납세를 반대하는 이들은 목회자가 교회에서 받는 생활비는 영적인 봉사활동의 댓가로 받기 때문에 근로소득세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운다.
하지만 과연 이같은 입장이 옳은 것일까?
양희송 대표(청어람아카데미)는 "종교인 납세 문제를 성속으로 나눠놓고 종교 영역에 과세를 하는 것은 안 된다고 얘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말했다.
종교인 납세 논란은 목회자만 성직이고 다른 사람들은 세속직이라는 전형적인 성속 이원론의 한 모습이다.
성속이원론을 간단히 정의하면 교회에서 하는 일만 영적인 행위이며, 일반 사회의 일이나 직업은 세속직으로 보는 태도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그리스도인들이 오직 교회에만 충성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성속 이원론에 빠진 이들은 노래도 가요 대신 CCM만 듣고 교회 봉사에만 힘을 쏟을 뿐 직장 일은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가요를 듣는 행위나 직장 일은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교 개혁자들은 종교적인 영역과 일반적인 영역을 구분하지 않았다. 오히려 성과 속을 구분했던 중세교회의 태도를 비판했다.
일부 목회자들의 일탈행위, 교회 내 부정이나 비리에 대해서 외부에서 참견하지 말라는 태도 역시 성속이원론의 한 예다.
양희송 대표는 "교회가 일반 사회보다 훨씬 더 높은 윤리적 기준을 요구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성속이원론을 내세워서 사회적 기준이 교회에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속이원론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영상 취재 정선택 영상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