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아픔 씻었어요." 유희관이 2년 전 한국시리즈 아픔을 딛고 마지막 5차전 승리 투수가 됐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009년 두산에 입단한 좌완 유희관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2013년이다. 10승7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하며 두산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특히 포스트시즌의 임팩트는 강렬했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 플레이오프 1경기에 나서 21⅓이닝 동안 단 2점만 내주는 완벽투를 펼쳤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는 유희관에게 아픔이었다.
3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힘 한 번 써보지 못했다. 3회까지 호투하다 4회초 2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두 번 방문하는 실수로 자동 강판됐다. 마지막 7차전을 기다렸지만,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시 한국시리즈를 꿈꿨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해 두산은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실패했다. 유희관은 1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정확히 2년 만에 찾아온 가을야구.
유희관은 2년 전처럼 눈부시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도,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도 "이번에는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규리그 막판 부진이 계속 이어졌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평균자책점 6.75, 플레이오프에서는 평균자책점 15.43으로 부진했다.
기다렸던 한국시리즈 무대도 시원치 않았다. 1차전 선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지만, 6이닝 5실점에 그쳤다.
기회는 한 번 더 찾아왔다. 3승1패로 앞선 5차전에서 드디어 2년 전 가을에 빛났던 모습을 되찾았다. 자칫 패하면 2년 전 3승1패에서 내리 3경기를 져 준우승에 그쳤던 악몽이 떠오를 수 있는 상황에서 두산에게 우승을 안기는 역투였다.
유희관은 3회까지 몸에 맞는 공 하나만 내주며 삼성 타선을 막았다. 4회초 몸에 맞는 공과 2사 후 박석민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내줬지만, 6회까지 실점 없이 막았다. 7회초 무사 1, 3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뒤 더스틴 니퍼트가 승계 주자 1명을 홈으로 들여보내며 실점은 '2'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