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는 안 갑니다."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황진환 기자)
"마이너리그는 한국으로 따지면 2군이잖아요."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33)의 꿈은 확실했다.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5억엔이라는 보장 연봉을 포기한 상황. 대신 마이너리그를 거치는 것은 거부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인 만큼 메이저리그만 바라보겠다는 생각이다.
이대호는 3일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오늘 발표한 것이 메이저리그 꿈을 가지고 간다는 것"이라면서 "마이너리그는 한국으로 따지면 2군이지 않느냐"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메이저리그 계약만 하겠다는 의미다. 만약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하면 소프트뱅크에 남는다는 계획도 세웠다.
대신 액수는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이대호는 "물론 프로는 돈으로 말한다. 하지만 항상 말했지만, 야구 선수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어느 팀이든 나를 필요로 하고, 경기에 뛸 수 있다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진출에 실패해) 일본에 남는다면 소프트뱅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진출 선언은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다. 1루수 또는 지명타자로 뛰었던 일본 시절을 생각하면 아메리칸리그가 유리하지만, 한국에서는 3루수로 뛴 경험도 있다. 이대호는 꿈을 위해 자신을 맞추겠다는 생각이다.
이대호는 "1루수나 지명타자가 편하다. 하지만 갈 수 있는 팀에서 원한다면 수비 연습을 더 하고, 구단이 원하는 몸을 만들어서 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가고 싶은 팀은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다. 결정 내린 것이 이틀 전이다. 만약 가게 된다고 결정되면 친구 추신수에게 전화하든, 후배 강정호에게 전화를 하든 필요한 조언을 얻겠다"고 설명했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에서 1억3000만달러 대형 계약을 맺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와 절친이다. 추신수가 마이너리그부터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면,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 문을 노크한다. 친구와는 다른 루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