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북민간지원이 시작된지 20년이 지났습니다. 이는 북한주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대북민간지원 20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열렸습니다. 조혜진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북인도지원은 처음엔 식량지원과 같은 긴급구호의 성격을 띠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의 지원이 없이도 자립 가능하도록 돕는 개발협력사업으로 전환됩니다.
젖염소 목장 건설과 씨감자 농장 운영, 병원 현대화 작업과 남북의료인 교류 등이 그것입니다.
58개 대북민간지원단체들의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와 프리드리히 에머트재단 등이 주최하고 통일부가 후원해 개최된 국제회의에서는 민간지원 활동이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인터뷰] 존 오데아/EU인도지원 및 시민보호 총국
농업기술 면에서도 온실 보급의 확대와 같은 확연한 발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원은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차원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남북의 신뢰관계 형성을 통한 평화기반을 구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과 만나고 그들의 일상을 알게 되면서, 남북이 하나 되는 과정에서 발생될 갈등요소를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다가올 통일시대를 준비하는데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인터뷰] 최혜경/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
"남과 북이 통합의 과정에서 이러한 인식이나 문화의 차이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의 지점을 우리가 미리 예측할 수 있었고..
하지만, 이러한 개발협력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난 이후인 2009년부터 대북정책의 변화로 사실상 중단된 상황입니다.
게다가 북한도 더 이상 한국 민간단체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지 1년 반이 넘어가는 시점입니다.
한국민간단체 관계자들은 지금의 비정상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과 '인도지원은 통일이후를 위한 투자'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 활동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국제기구 관계자들 역시 민간교류를 통한 신뢰회복과 북한주민들이 스스로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주요 요소임을 강조했습니다.
[영상취재/채성수 영상편집/이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