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충남 서부 지역 8개 시·군에 공급될 물이 4대강 사업과 관련 없는 하천 물로 확인됐다.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았어도 사용할 수 있는 물인데, 정부와 여당 일부에서는 이를 4대강 사업 치적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달 29일부터 시작된 금강-보령댐 도수로 공사.
금강의 물을 21km 관을 통해 보령댐으로 보내는 공사로, 공사가 끝나는 내년 3월부터 충남 서부 지역 8개 시·군에 하루 11만5천톤의 물을 공급하게 된다.
급한 공사를 두고 애꿎은 논란이 일었다. 정부와 여당 일부에서는 이 물이 4대강 사업 때 건설된 금강 백제보의 물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에 반대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이제라도 4대강 사업의 치적을 인정하고 물을 갖다 써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충남도는 도수로 공사를 통해 보령댐에 공급되는 물은 4대강 사업과 관련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신동헌 충남도 물관리정책과장은 지난 5일 기자의 질문에 "금강 백제보에서 6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물을 끌어다 쓰게 된다"며 "4대강 공사와 관련이 없고, 4대강 공사를 하지 않았어도 있는 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점에서 물을 끌어다 쓰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유지 등이 껴 있지 않아 선택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현재 끌어다 쓸 금강 물이 하천 2등급으로 수질 논란이 있는데, 백제보에 가둬 둔 물이 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남도가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백제보의 물을 쓰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안 지사는 최근 에둘러 이유를 설명했다.{RELNEWS:right}
안 지사는 지난달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에는 가뭄 상습지역이 있는데, 충남 서북부 지역처럼 가뭄 위치와 (4대강)보 위치가 잘 맞지 않는다"며 "가뭄을 위한 물그릇인지, 홍수를 위한 것인지, 수질을 위한 것인지, 나중에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 때 건설된 보의 기능에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정부와 여당 일부에서 제기된 4대강 활용론에 대해 안 지사는 "정치적 쟁점으로 삼고 싶지 않다. 가뭄 극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