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고갈된 보령댐(사진=충남도 제공/자료사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충남 서부 지역 8개 시·군에 빠르면 내년 3월부터 금강 물이 먹는 물로 공급된다.
금강 물을 가정으로 보내는 시점에 금강 수질이 가장 나쁠 때여서 먹는 물로 사용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충남 서부 지역 8개 시·군의 상수원인 보령댐의 저수율이 27일 현재 19.9%로 고갈 위기에 놓이자 금강 물을 보령댐으로 끌고 오는 공사가 시작된다.
금강 백제보 하류 6㎞ 지점부터 보령댐까지 21km의 도수관로를 설치해 하루 11만5000t의 물을 보낸다는 것이다.
문제는 수질이다.
환경부의 물환경정보시스템을 보면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외리 일대 금강의 지난 5월 수질은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4.0PPM, 지난해 4월 4.3PPM, 2013년 5월 3.1PPM, 2012년 3월 3.6PPM, 2012년 4월 4.8PPM, 2012년 5월 3.2PPM이다.
충남도와 수자원공사 등이 금강 물 집중 공급 시기로 잡은 3월에서 5월 사이에 해마다 수질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떨어진 것이다.
충남도는 연평균 수치인 2.7PPM을 근거로 내세워 수질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지만 전문가의 입장은 다르다.
충남도와 세종시의 금강 수환경 모니터링에 참여한 전문가는 "물을 끌고 올 금강의 지점이 해마다 3~5월 사이가 수질이 3등급으로 떨어지는 시기"라며 "3등급 물을 먹는 물로 공급하기 위해 고도 정수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심각한 상황이어서 수질이 나쁜 상태의 금강 물을 끌고 올 수 밖에 없지만, 차라리 충남 청양의 농업용수가 더 나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충남도 내부적으로도 고민이다.
도 관계자는 "금강 물을 정수처리하면 먹는 물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먹는 물 공급체계에서 1등급 물과 2등급 물을 섞어 공급한 사례가 없어 수시로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가뭄이 더 심해져 대청호 방류량이 크게 줄어들면 내년 봄 금강 수질은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충남도 물관리정책과 관계자는 "금강 물이 흘러들면서 자연 정화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고도의 정수처리 과정을 거칠 예정인 만큼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