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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해도 욕 안 할게" 수비로 공격하는 K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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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수해도 욕 안 할게" 수비로 공격하는 KGC

    안양 KGC인삼공사의 김승기 감독대행 (사진 제공/KBL)

     

    2015-2016 KCC 프로농구에서 팀 스틸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구단은? 프로농구 경기를 많이 관람한 팬들에게는 결코 어려운 질문이 아닐 것이다.

    정답은 안양 KGC인삼공사. 경기당 8.5개의 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2위 팀보다 평균 1개 이상 높은 기록이다.

    KGC인삼공사의 김승기 감독대행은 공격적인 수비를 강조한다. 가만히 기다리며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는 수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상대를 괴롭히고 더 나아가 아예 스틸을 노리는 수비를 하라고 주문한다.

    위험 부담이 많은 수비다. 스틸을 노리는 수비를 하기 위해서는 일단 신체 접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더 많이 뛰어야 한다. 또 패스를 가로채기 위해서는 자기가 막아야 하는 공격수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많다. 스틸에 실패했다가 역으로 상대에 공간을 내주고 쉬운 득점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승기 감독대행은 그런 위험 부담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7일 오후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1위 팀 고양 오리온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승기 감독대행은 "공격적인 수비에는 위험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수비를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감하게 수비를 하다가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실수를 해도 선수들에게 전혀 뭐라고 하지 않는다"며 "시즌 초반에는 선수들이 실수할까봐 공격적인 수비를 하지 못했다. 자기가 자리를 비우면 동료가 메워주지 못할까봐 도움수비도 쉽게 못갔다. 이제는 다르다. 과감한 수비 뒤에도 로테이션이 잘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은 감독 눈치를 많이 본다. 경기 도중 실수를 하면 벤치를 향해 손을 들어올리며 마치 자책을 하는듯한 제스쳐를 보이는 선수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스틸을 노리는 수비를 하다가 실수를 해도 눈치를 보지 않는다. 감독에게 '욕' 먹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김승기 감독대행의 일관된 자세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다.

    오리온은 KGC인삼공사의 적극적인 수비에 고전했다.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스틸 행진은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KGC인삼공사는 23-21로 근소하게 앞선 2쿼터 종료 6분 전부터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5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스틸은 속공 득점의 가능성을 끌어올린다. 5번 중 세 차례 공격에 성공해 손쉽게 6점을 쌓았다. 이 점수는 컸다. KGC인삼공사는 흔들리기 시작한 오리온을 상대로 전반전을 37-29로 앞선 채 마무리 했다.

    3쿼터 초반 박찬희의 스틸이 나왔다. 상대의 패싱 레인을 정확하게 예측한 박찬희의 스틸은 여유있는 속공 2득점으로 이어졌다. 오리온은 2쿼터 중반부터 약 7분 동안 상대에게 스틸에 이은 속공으로만 8점을 헌납했다.

    올 시즌 홈 6연승 무패 행진을 달리는 KGC인삼공사와 아직 원정에서 패배가 없는 오리온(원정 6승무패)의 대결이었다. 승부는 싱거웠다. KGC인삼공사는 3쿼터 한때 29점 차까지 앞서가는 등 1위 오리온을 95-72로 압도하며 로 승리했다.

    (KGC인삼공사의 이날 마지막 득점은 신인 1순위 문성곤의 3점슛으로 장식됐다. 3경기 만에 터진 데뷔 첫 득점. 안양 팬들은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KGC인삼공사는 시즌 평균보다도 높은 무려 11개의 스틸을 기록했고 속공에서는 9대1로 오리온을 압도했다. 공격적인 수비에서 비롯된 빠른 공격에 오리온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경기장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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