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 모 수석이 이인호 KBS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고대영(현 KBS 사장 후보자)을 청와대 지명 후보로 내려가는 경우를 검토해 달라고'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13일 <뉴스타파>는 KBS 사장 후보자 공모에 지원했던 강동순 전 KBS 감사가 청와대의 KBS 사장 선임 개입 사실을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폭로자인 강 전 감사가 KBS 사장 공모 지원자 중 뉴라이트 계열로 친 여권 성향으로 분류되던 인물이라는 것.
고대영 KBS 사장 후보자. (KBS 제공)
보도에 따르면, 강 전 감사는 "청와대 ‘김모 수석’이 이인호 KBS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고대영이 청와대 지명 후보로 내려가는 경우를 검토해 달라’는 뜻을 전했고, 이인호 이사장이 그 사실을 누군가에게 말했다"고 했다.
"지금 절차상으로는 이사회 거쳐서, 청문회 거쳐서, 그 다음에 대통령이 사인하게 돼 있지만 이건 형식 논리고, 맨 마지막 단계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이) 7표를 몰아준 사람은 VIP가, 대통령이 (결정하지.)
이렇게 자기들(여당추천 이사들)끼리 공개리에 논의를 해서 결정한 다음에 너는 누구 찍어, 누구 찍어 이렇게 하지. 공개투표지. 이번만 그러느냐, 과거에도 그랬고.
추석 연휴 때 김ㅇㅇ(청와대 수석)이 (이인호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고 고대영이가 (청와대 지명 후보로) 내려가는 경우를 검토해 달라고… 이인호 이사장이 (청와대 수석에게) 전화 받았다는 거를 누구한테 이야기했어."
<뉴스타파> "'도청의혹' 고대영은 KBS '국정화' 용" 中 (사진=방송화면 캡처)뉴스타파>
또 강 전 감사는 자신도 여권 정치인에게 사장 선임과 관련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3선 의원인데 경북 영주 사람, 장윤석 의원한테 내가 도움을 청했어. 도와 달라, (청와대에서) 고대영 미는 거 같은데…."
이같은 강 전 감사의 증언은 그동안 의혹으로 제기되던 청와대 개입설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것이라 충격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언론노조)은 이날 성명을 발표, "청와대는 즉각 해명하고,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사실보도 조차 가로막으며 공정성을 훼손하고, 이에 항의하는 후배 기자들을 폭행하고, 재벌 대기업으로부터 접대 받으며 KBS 구성원들로부터 불신임당한 인사(고대영)가 어떻게 KBS 사장 후보자 자리에 올라 곧 인사청문회를 앞두게 되었는지 분명해지는 순간이다"고 비판했다.
뉴스타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