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차기 KBS 사장 후보. (KBS 제공)
차기 KBS 사장 후보로 선정된 고대영 KBS비지니스 사장에 대한 '결사 반대'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선정 소식이 발표된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의 반대성명이 쏟아지더니, 이번에는 KBS 직능단체들이 한목소리로 "고대영은 KBS 사장 자격이 없다"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다음은 KBS 7개 직능단체(경영, 기자, 방송기술인, 아나운서, 촬영감독, 카메라감독, 프로듀서협회)가 27일 발표한 공동성명 전문이다.
고대영이다. KBS 구성원이라면 모두가 아는 그 이름, 고대영이다.
그는 기자가 아니다. 동료 기자들로부터 제명당할 위기에 처하자 제 발로 걸어 나간 사람이다. 압도적인 불신임으로 본부장직을 내려오기도 했다. 기업체로부터 골프와 술 접대 논란도 있었다. 미 국무부 기밀문서에도 빈번한 연락책으로 이름이 등장한다. 그에게서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기자라는 이름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그는 기자가 아니다.
이사회 결정과정 또한 상식을 벗어난다. 이른바 여당이사들의 몰표. 누군가의 뜻이 충실하게 관철되었으리라는 의심은 합리적이다. 거수기로 전락한 이사회에 의해 임명된 사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자가 아니었던 기자에게 사장의 허울을 씌워주는 순간 KBS는 스스로 언론임을 포기한 꼴이다.
박근혜 정부는 답해야 한다. 끝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에 대한 열망을 외면했다. 이미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 하겠다며 온 사회를 분열시킨 것도 모자라, KBS마저 국영화하려는 것인가? 사장의 조건으로 정치독립, 경영능력, 도덕성 등의 자격을 제시하고 특별다수제를 외친 우리가 무색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시계를 돌려본다. 어떤 1년반 이었던가. 어린 학생들을 깊은 바다 속에 묻고 얻은 기회였다. 가슴을 치고 피눈물을 쏟아낸 부모들과 시민들 덕에 부여잡은 기회였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했던가. 결국 돌고 돌아 고대영이라는 이름 석자를 마주하게 된 우리에게 그 기회는 무엇이었던가. 탄식과 통한이란 단어는 우리의 몫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