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사진=자료사진)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가 CBS 방송에 출연한 민중총궐기 집회 참가자의 신상정보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시민사회로부터 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98.1Mhz)는 지난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농민 백남기 씨가 물대포에 맞아 중상을 입던 당시 백씨를 부축한 집회참가자 A씨를 16일 인터뷰했다.
방송 이튿날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 소속 김모 경위는 '김현정의 뉴스쇼' 제작팀에 직접 전화를 걸고 "일베 같은 사람들이 계속 연락해 A씨를 조사하라고 한다"며 "목격자가 맞는지 확인해야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경위는 "방송국으로 찾아갈테니 A씨를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18일 CBS가 이 사실을 폭로하자 야권(野圈)과 시민사회는 입을 모아 "경찰의 언론 탄압"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공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보안수사대가 이 사건에 나선 것 자체가 (민중총궐기 집회를) '종북몰이'로 악용할 의도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또 "더욱이 경찰이 '일베 같은 사람들이 계속 조사하라'고 했다고 말한 대목에서는 기도 안찰 지경"이라며 "경찰청장이 직접 답변해야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역시 논평을 내고 "언론의 자유와 취재원 보호의 원칙을 무시하고, 제 편할 대로 취재원의 신상을 넘기라며 진상을 피우는 행위"라며 "언론을 정권의 편리한 도구쯤으로 생각하는 박근혜 정부의 행태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비꼬았다.
또 "일베를 비롯한 신뢰성도 없고 공신력도 없는 극우집단들의 ‘지도’까지 받고 있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자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