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센터 양지희(오른쪽)가 19일 KDB생명과 원정에서 상대 한채진의 수비를 뚫고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구리=WKBL)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과 춘천 우리은행의 2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19일 구리체육관. 경기 전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1라운드 평가에 대해 "힘들었지만 잘 넘겼다"고 평가했다.
우리은행은 5경기 4승1패로 1위를 달렸다. 부천 KEB하나은행에만 아쉽게 1점 차로 졌을 뿐이었다. 그러나 위 감독은 "어느 하나 쉬운 팀이 없었다"면서 "어느 팀이든 상대를 압도할 경기력이 없기 때문에 박빙의 승부에서 집중력과 수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상대 KDB생명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지난 5일 1라운드에서 우리은행은 KDB생명에 65-56 낙승을 거뒀다. 위 감독은 "1라운드 때는 저쪽에 선수가 몇몇 빠져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모두 들어오는 만큼 방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KDB생명 감독 역시 설욕을 다짐했다. 1라운드에서 KDB생명은 주포 한채진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 센터 김소담도 역시 몸이 좋지 않아 36초밖에 뛰지 못했다. 김 감독은 "하지만 오늘은 그래도 뛸 선수들은 뛴다"면서 "리바운드에 집중하고 실책을 줄인다면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위 감독의 걱정은 엄살(?)에 불과했다. KDB생명 주전들이 돌아왔지만 우리은행은 역시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전반 한때 역전을 허용했지만 이후 특유의 강력한 '질식 수비'로 다시 승기를 가져온 뒤 그대로 지켰다.
'숨 막힌다, 숨 막혀' 우리은행 양지희와 박언주(왼쪽)가 19일 KDB생명과 원정에서 조은주를 더블팀 수비하고 있다.(구리=WKBL)
우리은행은 1쿼터 리바운드 우위(13-8)를 앞세워 17-11로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양지희와 스트릭렌이 나란히 4리바운드를 잡고 7점과 8점을 올리며 골밑을 장악했다. KDB생명은 조은주가 손쉬운 레이업슛을 실패하고 상대 강압 수비에 걸려 트래블링을 범하는 등 고전했다.
KDB생명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2쿼터 김진영의 3점포와 조은주의 미들슛으로 쿼터 중반 17-17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이경은이 상대 양지희로부터 U 파울을 얻어낸 뒤 자유투를 성공시키고 플레넷이 2점을 보태 전반 종료 4분49초 전 19-17로 역전하기도 했다.
그때부터 우리은행의 집중력이 빛났다. 최고참 임영희가 동점을 만든 뒤 박혜진과 스트릭렌의 연속 가로채기로 상대 혼을 뺐다. 이후 종료 2분여 전까지 8점을 보태고 상대를 무득점으로 묶어 흐름을 다시 가져왔다.
우리은행은 전반을 33-23, 10점 차로 마쳤다. 우리은행은 리바운드에서 KDB생명을 23-15으로 압도했고, 가로채기 6-3, 도움 8-4로 2배 많았고, 실책은 4-8로 절반뿐이었다. 후반에도 기세를 이어간 우리은행은 3쿼터 한때 49-30까지 앞섰다. 3쿼터 이미 우리은행은 가로채기 10개로 상대(5개)를 압도했다.
결국 우리은행은 71-46, 25점 차로 크게 이겼다. 올 시즌 최다 점수 차 승리다. 스트릭렌이 양 팀 최다 27점(11리바운드 5가로채기)을 쏟아부었고, 양지희도 20점(9리바운드), 임영희도 13점(4리바운드)을 보탰다. 우리은행은 리바운드에서 45-26으로 크게 앞섰다.
경기 후 위 감독은 엄살이라는 말에 "10경기 중에 1경기 나올까 말까 한 날이었다"면서 "오늘처럼만 하면 속 썩을 일은 없다"고 웃었다. 이어 "1라운드를 치르면서 어느 정도 간을 봤다"면서 "이제 승부처 타이밍에서 집중력 있게 수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우리은행 압박 수비에 대비하지 않은 게 아닌데 백업 요원들이 나가면 무너지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