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2회 대종상 영화제(이하 대종상)는 그야말로 '국제시장' 잔치였다. '국제시장'은 23개 부문 중 10개 부문을 휩쓸며 10관왕을 달성했다.
'국제시장'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홀에서 열린 대종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대종상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주요 부문뿐 아니라 촬영상, 편집상, 기획상, 첨단기술특별상, 녹음상 등까지 독식했다.
남우·여우주연상 후보 배우들 불참으로 앞자리는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수상자로 나선 윤제균 감독은 여러 번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건넸다.
그는 "'국제시장'은 한국 근현대사를 그려보고자 만든 영화가 아니라 돌아가신 제 아버지에게 감사하고, 아버지를 기억하고자 만든 영화"라면서 "이준익 감독님, 임권택 감독님이 여기 계시고 류승완 감독님, 최동훈 감독님과 함께 후보에 올랐는데 이런 상을 받아도 될지 모를 정도로 과분한 상"이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을 때는 "상을 받은 것에 이렇게 부담이 되고 땀이 나기는 처음이다. 이 위에 올라와서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거 불참 사태를 의식한 듯이 "'국제시장'을 만들 때 '역지사지'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우리 부모 세대와 젊은 세대가 서로를 생각하고 이해하는 영화가 되기를 바랐다. 대종상에 참석한 영화인들,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영화인들 우리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로써 대종상 직전 관계자가 이야기한 "'국제시장'이 상을 다 휩쓸 것이라는 소문"은 소문만이 아니게 됐다. 일각에서는 대종상의 고질병인 '상 몰아주기'가 또 발생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제시장' 10관왕 독식을 달갑지 않게 보는 시선도 상당하다. '국제시장' 이후 '암살', '베테랑' 등도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뛰어난 주제 의식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제시장'이 수상한 부문에서 다른 작품들이 뒤질 이유가 없다는 것.
특히 배우 황정민을 '베테랑'이 아닌 '국제시장' 후보로 넣은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유아인처럼 중복 후보가 인정되는 상황에서 황정민을 '국제시장'으로 수상하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이 같은 후보 선정이 '국제시장'에 상을 몰아주려는 의도가 짙게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