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윤창원기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아직 '경선룰'을 정하지 못하면서 TK지역을 중심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일부지역에서는 '가박(假朴)'이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민심을 왜곡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최근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와 서청원 최고위원을 축으로 하는 친박계 간에 '공천룰'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양측은 당원과 일반국민의 투표 반영비율과 대구·경북과 강남지역의 전략공천 여부 등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어, 갈등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일부 후보가 '청와대의 뜻'이라며 왜곡된 소문을 퍼트리고 있다는 점이다.
친박계 정수성 의원의 지역구인 경주에서는 최근 청와대가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는 괴소문이 나돌았다.
청와대 특정인사가 '대통령의 뜻'이라며 특정 후보를 밀고 있고, 내년 총선에서 경주는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돼 해당 후보가 내정됐다는 것이 소문의 주된 내용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 소문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아직 공천룰조차 정해지지 않았고, 공천특별기구 위원장 선임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전략공천 지역이 결정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일부가 거짓소문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주지역 한 정가 관계자는 "소문에 등장하는 후보가 청와대 일부 인사와 알고 지내는 사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대통령과 교감이 있다는 건 금시초문"이라며 "청와대 일부 인사와 해당 후보가 대통령의 뜻을 빙자해 소문을 퍼트린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공천 관련 불만들을 모두발언을 통해 밝힌 후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4선의 이병석 의원이 지역구를 맡고 있는 포항 북의 경우도 친박계 인사가 전략공천 대상에 내정됐다는 소문이 한차례 떠돌았다.
이로 인해 다른 출마예정 후보들은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느라 한바탕 소동을 빚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은 이 같은 괴소문의 진원지가 내년 총선에 나오려는 특정 후보 측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명확한 선거룰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괴소문을 퍼트린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행동은 민심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방해할 수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만을 선택해 달라'는 발언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곡해하는 '가짜 박심'인 '가박(假朴)'이 판칠 경우 대통령에 대한 극심한 피로까지 불러올 수 있어서다.
경북지역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는 말씀 이후 TK지역에서는 자신이 진실한 사람이라며 '진박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그러나 교묘하게 왜곡된 감언이설(甘言利說)성 '진박'경쟁은 대통령의 뜻과 민심을 왜곡하고, 장기적으로는 정권의 안정적인 국정운영마저 방해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진위파악과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