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서 저녁시간까지 조문객들을 맞이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황진환기자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야당이 한 목소리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다만 스스로를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고 칭하며 상주를 자처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대해서는 '독재와 역사왜곡에 맞섰던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을 자임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건강 문제로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는 불참하면서도 주승용 최고위원을 통해 전달한 모두 발언을 통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
문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을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와 맞서 싸운 민주투사이자 대통령 재임 중에는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등 그 누구도 하지 못했을 과감한 개혁조치로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열었던 위대한 지도자"라며 "퇴임 이후에도 민주주의의 퇴행을 걱정하셨고 스스로 그 어떤 형태의 독재와도 결코 타협하지 않았던 진정한 민주주의 자였다. 그 위대한 업적과 숭고한 정신은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살아 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민주화 운동의 큰 별인 김 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났다. 가장 용기 있고 배짱 있게 싸웠던 민주화 투사, 야당의 김영삼 의원을 기억 한다"고 추모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김 전 대통령은 야당 정치사에 승복문화라는 큰 교훈을 후배 정치인들에게 남겼다. 1971년 대선 경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김대중의 승리는 곧 나의 승리'라며 전국을 누비며 지원유세를 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승복'이라는 찬사를 받은 일화가 아직도 생생하다"며 "현대사의 두 거물이 민주화와 정권교체의 결실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승복하는 문화(때문)"라고 했다.
야당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도 김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아버지'라며 상주역할을 자처한 김무성 대표에 대해서는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RELNEWS:right}문 대표는 "생존권을 요구하는 국민들에게 살인적인 진압을 자행하는 등 불법과 조작을 일삼는 독재정치로의 회귀를 (국민들이) 보고 있는데 (김 대표가 스스로) 독재를 찬양하면서도 독재와 맞섰던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을 자임하는 이율배반의 정치를 본다"고 꼬집었다.
전 최고위원도 "역사왜곡에 가장 앞장서도 있는 현재 여당 대표가 과연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라고 자처할 수 있는지를 한 번 돌아볼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박정희 정권 말기인 1979년 10월 4일 정부에 비판적인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에서 제명당하자 김 전 대통령이 했던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이 온다"는 말을 인용하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등이 경쟁적으로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 상주를 자처하고 있는데 김 전 대통령이 하셨던 말씀을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