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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으란거야 말란거야" 올해도 유치원입학 '로또'

사회 일반

    "애 낳으란거야 말란거야" 올해도 유치원입학 '로또'

    <학부모>
    -유치원 원서, 서너 군데로도 부족
    -추첨일엔 온 가족 동원.. 작전 같아
    -오로지 운에만 의지해 추첨
    -대책없이 아이만 낳아라? 이해 안돼

    <한유미 호서대학교="" 교수="">
    -모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경쟁률 126:1
    -유치원 수요불균형 심각
    -기존 사립유치원 질도 업그레이드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학부모, 한유미 (호서대 유아교육과 교수)

    뉴스쇼 화요일의 코너, 뉴스의 그 이후를 쫓아가보는 시간이죠. ‘AS 뉴스’입니다. 2년 전 이 무렵에 제가 유치원 입학이 대입만큼 어렵다, 이런 주제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7:1, 10:1 경쟁률을 뚫어야 유치원 입학증을 거머쥔다. 제발 유치원 입학 좀 쉽게 해달라 이런 내용이었죠. 2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또 겨울이 왔습니다. 상황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이 문제 짚어봅니다. 먼저 서울지역에서 자녀의 유치원 입학 준비 중인 학부모 한 분을 익명으로 연결해 보죠. 어머니 나와 계세요?

    ◆ 학부모>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느 지역에 사세요?

    ◆ 학부모> 지금 서울 관악구 살아요.

    ◇ 김현정> 아이는 몇 살입니까?

    ◆ 학부모> 지금 4세고, 내년에 5세가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이제 5살 돼서 유치원에 입학하려고 하는. 원서는 몇 군데 넣으셨어요?

    ◆ 학부모> 아직 원서 넣는 기간이 안 돼서, 입학설명회 듣고 세 군데 넣으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세 군데?

    ◆ 학부모> 네. 사실 세 군데도 적은데. 지금 고민 중에 있어요.

    ◇ 김현정> 세 군데는 그래도 거리상으로 봤을 때나 여러 가지로 봤을 때 이 정도면 보낼 만 하겠다라고 싶은 곳은 있는 대로 다 넣으신 거군요?

    ◆ 학부모> 네, 그렇죠.

    ◇ 김현정> 세 군데나 넣으신 것은 결국 어디가 될지 모르니까. 전부 다 걸어놓고 기다려야 되는 거예요?

    ◆ 학부모> 그렇죠. 가려는 사람들은 많고 지원할 수 있는 유치원은 한정돼 있다 보니까 일단 대기를 많이 걸어놓고 되는 데에 먼저 가는 게 순서니까 그렇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그날 다 같은 날이어서 가족들이 다 동원이 돼야 할 것 같아요. 입시설명회도 같은 날 30분 차이로 있고 그래서 가족들이.. 저는 이제 아기를 낳은 지 얼마 안 됐거든요.

    ◇ 김현정> 둘째 아이 낳으신 지 얼마 안 되셨어요?

    ◆ 학부모> 네. 신생아를 업고 가야 할 상황이 된 거죠.

    ◇ 김현정> 그럼 우리 어머니는 신생아안고 A유치원 가시고 누가 또 출동하세요?

    ◆ 학부모> 아빠도 가고 할머니도 가고.

    ◇ 김현정> 아빠는 B유치원, 할머니는 C유치원.

    ◆ 학부모> 네. 그리고 외가댁 가까이에 있는 유치원도 한 군데 생각하고 있기도 하거든요.

    ◇ 김현정> 아, 그러면 네 군데?

    ◆ 학부모> 네, 그 병설유치원에는 외할머니가 가실 것 같아요.

    ◇ 김현정> 이거 예전 대입 눈치 작전할 때 무전기 들고 눈치작전 하던 거랑 비슷하네요. (웃음)

    ◆ 학부모> 다르지 않은 것 같고. 그건 차라리 실력이라도 있고 그런 건데. 이건 그런 게 아니라 오로지 운과 그날 컨디션을 따라야 하는 거기 때문에 (웃음) 걱정이 많아서 사실은 이제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도 둘째 엄마들은 계속 유치원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무슨 얘기들을 하세요, 엄마들 만나면.

    ◆ 학부모> 먼저 보낸 엄마들한테는 어떻게 했느냐, 무용담처럼 얘기해요. 가족들이 총동원돼서 공을 뽑으러 가고 전화를 하고 됐다.

    ◇ 김현정> 그 한 분이 붙은 경험담을 이야기하면 주변에서 다 부러워하고. 모두들.

    ◆ 학부모> 그렇죠. 둘째 엄마들은 다 뭐. 병설유치원 다니는 엄마들은 되게 특권인 거죠.

    ◇ 김현정> 거의 국립유치원 된 분은 신의 손으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꼽히겠어요. (웃음)

    ◆ 학부모> 네. 그렇고, 사립이 병설보다 더 좋은 것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비싸기까지 하니까 병설을 보내려고 하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다 떨어지면 방법이 없잖아요? 집에서 가르치든지 돈 내고 보내든지 밖에 없는 거죠.

    ◆ 학부모> 그렇죠. 방법, 대책을 마련해 주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금 이렇게 됐다고 하니까 황당하죠. 이게 사실은 아기를 키우지 않았을 때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상황이고. 막상 저한테 닥친 이 상황이 되니까 문제가 정말 많구나. 변화가 좀 있어야 될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작년에 했었던 엄마들은 작년이 더 안 좋았다, 올해가 더 안 좋아지는 것 같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니까. 문제가 반복이 되는 것 같아서 화가 나더라고요.

    ◇ 김현정> 이거 로또 당첨되는 것 같은 기분이겠어요.

    ◆ 학부모> 그렇죠. 공 뽑으면 막 환호를 지르고 안 된 사람들은 그 유치원에서 울고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얼마 있으면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아니, 유치원부터 입학이 어려워서야 어떻게 하겠나 싶은 생각도 드시겠어요.

    ◆ 학부모> 네. 어린이집 갈 때에도, 어린이집도 이렇게 힘들구나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유치원은 더 힘들고. 나중에는 중학교, 초등학교 다 어떻게 보내고 가르쳐야 할지 정말 화가 나요,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나라에서는 아이 낳아라, 낳아라 하잖아요. 많이 낳아라, 낳아라.

    ◆ 학부모> 그러니까요. 대책도 없이 낳으라고만 하고. 사실은 낳기 전에는 낳으라고, 낳으라고 하는구나. 뭐 이렇게 그렇게 크게 체감을 못했는데. 낳아보니까 대책은 하나도 없고 키우기는 너무 힘들고. 그런데 왜 낳으라고 하는 건지 사실은 이해가 가지 않는 거죠.

    ◇ 김현정> 참, 이 학부모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것. 5살 유치원 보낼 때부터 이런 좌절이 온다는 건 이건 좀 심각한 문제인데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일단 말씀을 듣고 우리 전문가 의견도 들어보도록 하죠. 오늘 고맙습니다.

    ◆ 학부모>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 관악구에서 유치원 입학을 준비 중인 부모 한 분을 익명으로 연결했습니다. 이번에는 호서대학교 한유미 교수 연결해서 계속 반복되고 있는 이 문제, 도대체 해소할 방법은 없는 건지. 생각해 보죠. 한유미 교수님, 안녕하세요.

    ◆ 한유미> 네, 안녕하십니까?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앞서 들으셨듯이 출산율 낮다, 그러니까 낳아라, 낳아라 해서 낳았는데. 도대체 유치원 보내기는 왜 이렇게 어려워졌냐, 이해가 안 간다는 거예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한유미> 네. 과거에는 유치원을 선착순 지원을 해서 입학을 했는데요. 2013년도 유치원생 입학생부터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추천제를 통해서 입학하라고 권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사이에 누리과정이 시행돼서 유치원 입학 수요도 증가하게 됐고요. 그 다음에 또 이게 아이를 적게 낳다 보니까 또 질좋은 유치원을 보내겠다는 부모들의 기대도 또 증가했고요. 그 다음에 지역적으로 볼 때 유치원이 많이 몰려있는 곳과 희박한 곳도 있고. 또 부모들의 기대가 일반 사립유치원보다는 국공립유치원을 많이 선호하세요.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유치원 입학이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떤 지역, 서울에 주거를 많이 하는 지역들에 보면 질좋은 유치원이냐 아니냐를 따지기를 떠나서 그냥 유치원을 보낸다는 자체도 너무나 어려운. 경쟁률이 너무 높은 곳들도 꽤 많던데요?

    ◆ 한유미> 그렇죠. 그래서 작년도 통계를 보면 제일 경쟁률이 치열했던 곳이 모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거든요? 126:1이었어요.

    ◇ 김현정> 126:1이요?

    ◆ 한유미> 네. 전국적으로 봤을 때 상위 10개 유치원의 경쟁률이 61.5:1이었고요. 전체적인 통계는 1.6:1이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나는 거죠. 그런데 이에 비해서 정원이 미달된 유치원이 과반수예요. 한 60% 정도가 미달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유치원을 초등학교처럼 수요가 이만큼 필요한 곳에 초등학교 몇 개 짓고 필요 없는 곳은 학교를 폐쇄하고 이렇게 조절할 수 있는 게 없다 보니까 유치원이 많은 곳은 많고 적은 곳은 적고 이렇게 불균형이 있는 거군요.

    ◆ 한유미> 그렇죠. 대개 초등학교 같은 경우에는 이제 공립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유치원은 사립이 많다 보니까 국가가 일일이 조절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죠.

    ◇ 김현정> 유치원가려는 아이는 전보다 훨씬 더 많아졌는데 유치원에 어떤 수요공급 조절은 제대로 안 되다 보니까 이런 불균형들이 있다는 말인데 아예 정원 자체가 너무나 부족한, 부족한 곳에는 조금 지어주면 어떨까요?

    ◆ 한유미> 그런 곳도 필요하겠죠. 당장 아이들이 급하기 때문에 국가가 좀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런 아이들 입학 수요를 잘 조사한 다음에, 부족한 곳은 지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다음에, 기존에 있던 사립유치원의 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해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유미>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 김현정> 호서대학교 한유미 교수 연결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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