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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86년뿐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우울한 소식이다. 소의 방귀뿐 아니라 캥거루의 방귀도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드러났다.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소 네 마리가 방귀나 트림으로 방출하는 메탄으로 인한 지구 온실효과가 자동차 1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맞먹는다. 지구에 사는 가축이 매년 방출하는 메탄 량은 7천600만t에서 9천200만t. 믿지 못하겠지만 소나 돼지 염소 등 가축들의 방귀에서 나오는 메탄이 전 세계 온실가스의 15%에 달한다.

    에스토니아는 소의 방귀에서 방출되는 메탄을 줄이기 위해 2009년부터 ‘방귀세’를 부과하고 있다. 소 한 마리가 방귀와 트림으로 하루 평균 이산화탄소 1,500ℓ와 메탄가스 350ℓ를 내뿜는다는 것을 근거로 소 사육 농가에 마리당 방귀세를 매기는 것이다.

    가축의 방귀보다 더 심각한 것은 뜨거워진 지구를 식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가 비상이다. 지구를 식혀야 인류가 살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프랑스 파리에서는 지금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가 열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2020년 신(新)기후체제’를 논의한다. 주요 국가 정상들은 물론 전 세계 196개 협약 당사국 정부대표단과 국제기구, 환경시민단체 등 4만여 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모여 뜨거워진 지구를 식힐 묘책을 찾고 있다.

    인류가 지구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구를 식히는 일이 급선무다. 기후학자들은 세계기상기구(IPCC)의 보고서를 통해 2100년까지 지구의 온도 상승을 섭씨 2도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는 경고를 내놨다. 이대로 두면 지구 온도는 2100년에 이르면 섭씨 4도 이상 상승한다. 지구 온도가 지금보다 섭씨 4도 이상 올랐을 때, 상상할 수 없는 기후변화로 지구별은 가뭄과 홍수, 초대형 태풍, 해수면 상승 등 재앙이 닥칠 것이 확실하다.

    재앙을 막기 위해 2020년부터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과 빈곤국까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게 된다. 이것이 현재 파리에서 논의 중인 ‘신(新)기후체제’다. 지금까지는 일부 선진국에만 감축의무가 부여된 ‘교토의정서’ 체제를 대체하게 된다. ‘신기후체제’에서는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게 된다. 그러나 각국이 내놓은 감축목표를 모두 취합해도 지구 온도를 섭씨 2도 이하로 내리는 목표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싼 국가 별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추가적으로 더해지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선진국과 개도국이 어떻게 나누어 질 것인지, 감축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 법적 구속력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등이 뜨거운 쟁점이다. 기후변화로 이미 피해를 보고 있는 섬나라 국가나,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데 여력이 떨어지는 빈곤국들은 어떻게 도울 것인가? 그것에 들어가는 자금은 누가 낼 것인가? 역시 여전히 논의 대상이다.

    문제는 ‘교토의정서’에 따른 노력에도 불구하고 온실 가스는 갈수록 늘고 있다는 사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대기 중에 있는 온실가스 농도가 2014년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고 메탄 역시 2014년 사상 최고치인 1,833ppb(1ppb는 10억분의 1 농도)를 기록했다. 이는 산업화 이전 보다 254% 높은 농도다. 2015년 지구 평균 온도도 섭씨 1도 높아졌고, 상반기 해수면 높이도 지난 1993년 인공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아졌다. 이처럼 ‘교토의정서’ 발효에도 불구하고 지구는 쉬지 않고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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