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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2020 신기후체제…전세계가 파리로 향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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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 2020 신기후체제…전세계가 파리로 향하는 까닭

    프랑스 파리로 출발도 하기 전에 항공기 탑승 전 보안검색이 한차례 더 이뤄졌다. 12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프랑스 파리 또한 시내 유명 관광지 등 인파가 몰리는 곳이면 어김없이 경찰들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군데군데 도로가 폐쇄되고, 이날 세계 환경단체들이 계획했던 시가행진도 테러 우려로 전면 금지됐다. 집회가 금지된 가운데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는 일부 환경단체 회원들이 기습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파리 시내 한복판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의 충격과 긴장은 여전히 진행형이었다.

    프랑스 파리 시내는 여전히 테러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하다. 29일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앞에서 경계를 펼치고 있는 무장 경찰들 (사진=장규석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다시 파리로 향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지구적인 대응 체제, 이른바 2020년 '신(新)기후체제'(post-2020)를 본격 논의하는 역사적인 회의가 30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를 위해 주요 국가 정상들은 물론, 전세계 196개 협약 당사국 정부대표단과 국제기구, 환경시민단체, 언론, 산업계, 학계 등 4만여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파리로 날아들었다.

    테러로 인한 긴장감이 가시지 않았지만, 회의 참석을 신청한 숫자는 예상을 훨씬 넘어섰다. 때문에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서는 일부 참가 인원을 조정했고, 회의 시작 몇 주 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출입증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 총회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 목표는 '2도씨 이하'

    최근 전세계 과학자들은 IPCC 5차 보고서를 통해 2100년까지 인류는 지구 온도상승을 2도씨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는 경고를 내놨다. 이대로 가면 지구 온도가 2100년에는 4도씨 이상 상승하는데, 이는 가뭄과 홍수, 해수면 상승 등 각종 기후변화 관련 재앙을 몰고 올 걸로 예측된다는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결국 인류가 재앙으로 인해 또 다른 지구를 찾아나선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닿을 수 있는 지구는 단 하나 뿐이다.

    나사(NASA)가 예측한 지구온도 상승 예측모델 (사진 제공=NASA)

     

    따라서 전지구적인 재앙을 막기 위해, 2020년부터는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과 극빈국까지 전세계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게 된다. 바로 신기후체제(post-2020)로, 그동안 일부 선진국에만 감축의무가 부여된 교토의정서 체제를 대체하게 된다.

    일단 신기후체제 하에서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진다는 것에는 현재 거의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다. 실제로 이를 위해 협약 당사국의 90%가 넘는 146개 나라가 자발적으로 2025년 또는 2030년까지 감축목표를 내놨다.

    그러나 자국의 이익을 고려하다보니, 각국이 내놓은 감축목표를 모두 취합해도 '지구 온도상승 2도씨 이하로 억제'라는 목표 달성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BAU) 대비 37% 감축을 목표로 내놨는데, 앞서 2020년 목표보다도 퇴보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 신기후체제 로드맵 위한 2주간의 회의

    그렇다면 추가적으로 돌아오는 감축의무는 선진국과 개도국이 어떻게 나눠져야 할까, 또 선진국과 개도국을 나눈다면 그동안 개도국 지위에 있었던 중국이나 한국같은 나라들은 어디로 분류되어야 할까. 감축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법적 구속력을 가져야하는지 아니면 자율적이어야 하는지도 뜨거운 쟁점이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이미 피해를 보고 있는 섬나라 국가나, 기후변화에 적응하는데 여력이 떨어지는 가난한 나라들은 어떻게 도와야 하며, 거기에 들어가는 돈은 누가 낼 것인가. 여전히 신기후체제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190개가 넘는 당사국의 입장을 하나하나 조율해나가야 하는 길고 지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파리 총회는 30일 우리나라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해 세계 주요 정상이 참가하는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각국 장관들의 고위급회의와 합의문 문안을 다듬는 실무급 회의, 그리고 마지막으로 196개 협약 당사국이 최종 합의에 나서는 당사국 총회로 이어질 예정이다. {RELNEWS:right}

    이제 5년 앞으로 다가온 신기후체제가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어야 하는지 그 전체적인 방향과 로드맵이 2주간의 회의 기간 동안 정해질 예정이다. 그리고 여기서 결정된 사항들은 앞으로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정책과 산업생산 방식, 국제 경제, 더 나아가 인류의 생활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 파리 총회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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