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슈퍼맨' 동부 맥키네스가 2일 모비스와 홈 경기에서 강력한 덩크슛을 터뜨리고 있다.(원주=KBL)
원주 동부가 웬델 맥키네스의 극적인 결승 덩크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맥키네스는 대체 용병으로 와서 오히려 1라운드 외인들을 압도하는 활약을 펼치며 동부의 보물로 자리매김했다.
동부는 2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홈 경기에서 맥키네스의 원맨쇼로 77-75, 신승을 거뒀다. 3연승을 거둔 동부는 13승12패로 서울 삼성과 공동 5위로 올라섰다.
맥키네스는 양 팀 최다 30점 16리바운드의 무시무시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75-75로 맞선 4쿼터 막판 상대 간판 양동근(18점 6도움)의 공을 가로채 2.7초 전 호쾌한 덩크를 꽂아 결승점을 만들어냈다.
사실 맥키네스(192.cm)는 대체 선수다. 팀 사정으로 떠난 라샤드 제임스(183cm)를 대신해 지난 10월25일 서울 SK전부터 뛰었다. 그런데 1라운드에서 뽑은 로드 벤슨(206.7cm)보다 출전 시간이 더 많다.
왕년 조니 맥도웰을 연상시킬 만큼 저돌적인 골밑 공격과 돌파 능력까지 갖췄다. 여기에 장신 김주성(205cm)을 보유해 골밑 수비가 되는 동부는 공수에서 맥키네스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맥키네스는 올 시즌 평균 27분31초를 뛰며 21.3점 8.5리바운드 1블록슛 1.9가로채기를 기록 중이다. 맥키네스가 뛴 10경기에서 동부는 8승2패,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벤슨은 27분45초를 뛰고 있지만 맥키네스가 온 이후 최근 10경기에서는 출전 시간이 20분 안팎으로 줄었다.
'희비 교차' 동부는 2일 모비스와 홈 경기에서 김주성(왼쪽)이 역대 통산 득점 3위에 올랐으나 윤호영이 부상으로 쓰러져 희비가 교차했다.(원주=KBL)
김주성은 맥키네스가 골밑을 맡으면서 외곽슛까지 쏘고 있다. 특히 이날 통산 득점 3위(9351점)로 올라서 기쁨이 더했다. 4쿼터 행운의 백보드 3점슛을 포함해 10점을 보탠 김주성은 문경은 SK 감독(9347점)을 4위로 밀어냈다. 역대 득점 1위는 서장훈(1만3231점·은퇴), 2위는 추승균 전주 KCC 감독(1만19점)이다.
다만 동부는 간판 포워드 윤호영(10점 4리바운드 4도움)이 부상으로 쓰러져 근심이 남았다. 윤호영은 경기 종료 4분 51초 전 공격 상황에서 패스할 곳을 찾다 갑자기 어깨와 허리를 움켜쥐고 쓰려져 들것에 실려 나갔다. 허리 부상으로 정밀검사를 받아야 정확한 상세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모비스는 4연승이 무산됐다. 양동근이 팀 최다 득점과 양 팀 최다 도움을 올렸으나 막판 실책 1개로 빛을 잃었다. 함지훈도 17점 5도움 4리바운드를 올린 가운데 아이라 클라크(4점 8리바운드), 커스버트 빅터(8점 7리바운드) 등 외인들이 맥키네스 1명을 당해내지 못한 게 뼈아팠다.
전반은 모비스가 앞섰다. 모비스는 1, 2쿼터에만 3점슛 9개를 꽂으며 2개에 머문 동부를 44-37로 리드했다.
하지만 동부의 뒷심이 더 무서웠다. 3쿼터 동부는 매치업존 수비로 상대 외곽을 봉쇄하고 로드 벤슨(8점 13리바운드)이 리바운드 9개를 잡아내 골밑을 장악하면서 54-59로 추격했다.
4쿼터는 외곽슛의 도움까지 얻었다. 김주성의 3점포와 맥키네스의 골밑 공격으로 종료 7분54초 전 61-61 동점을 만든 동부는 이후 두경민의 3점포 등으로 시소 경기를 펼쳤다.
막판에는 맥키네스의 저돌적인 골밑 압박이 빛났다. 모비스 외인 2명을 모두 5반칙으로 벤치에 앉힌 맥키네스는 종료 직전 자유투 2개로 75-75 동점을 만든 뒤 약 14초를 남긴 채 시작된 모비스의 공격 때 양동근의 공을 가로채 원맨 속공을 달려 통렬한 덩크로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