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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한파에 기업 신용등급 '줄강등'…환란 수준 육박

경제 일반

    불황 한파에 기업 신용등급 '줄강등'…환란 수준 육박

    • 2015-12-07 08:16

    올해 58개 기업 등급 하락…건설업종 9개사로 최다

     

    세계 경제 불황 여파로 영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신용등급 강등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올 한해 신용등급 강등 기업 수가 외환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7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들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 수(부도 포함)는 지난달 말 현재 58개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연간의 47개보다 11개나 많은 수치다.

    반면 올해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기업 수는 작년의 절반 수준인 8곳에 불과했다.
    연말까지 등급 조정이 이뤄지면 올해 신용등급 강등 기업 수가 1998년 외환위기당시의 63개를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종별 신용등급 강등 기업 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진에 시달리는 건설업종이 9개로 가장 많고, 조선업종과 캐피탈사 등의 기타금융업종이 각각 5개로 뒤를 이었다.

    또 정유·기계·해운(각 3개), 항공·유통(각 2개) 업종의 기업들도 신용도 추락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건설사는 롯데물산(AA-), 계룡건설산업(BBB), 대원(BB), 동부건설(D), SK건설(A-), GS건설(A), 태영건설(A-), 포스코건설(A+), 한화건설(BBB+)이다.

    조선사 중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A+에서 BBB-로 내려갔고, 삼성중공업도 A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현대미포조선의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현대중공업은 AA에서 A+로 각각 내려갔다.

    철강업종 중에서는 동국제강이 A-에서 BBB-로 곤두박질쳤고 동부메탈과 동부제철은 각각 CC, CCC로 떨어졌다.

    국내 대표 항공사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대한항공이 A-에서 BBB+로, 아시아나항공이 BBB+에서 BBB로 각각 낮아졌다. 상사업종의 대우인터내셔널의 등급은 AA-에서 A+로, 기계업종의 두산인프라코어 등급은 A-에서 BBB+로 각각 낮아졌다.

    올해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곳은 현재까지 동부팜한농(BB+)과 쌍방울(BB+), 한진해운(BB+) 등 3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절반으로 줄었다.

    기업들의 신용도가 전 산업에 걸쳐 악화하는 것은 세계 경기 회복 지연으로 실적과 현금흐름 부진이 이어지고 구조조정 강화로 부실한 재무구조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330개 내외 대기업의 신용위험 평가를 이달 안에 완료할 예정"이라며 "C등급 기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조기 정상화를 돕고 D등급에 대해선 회생절차 등을 통해 신속한 시장 퇴출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신용 악화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차질을 겪고 있어, 산업계 전반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거래량은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인 6조1천128억원으로 2008년 11월(4조4천28억원)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었다.

    송태준 한기평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은 "중국 등 세계 경기 부진 여파로 국내 산업 전반에서 신용등급이 악화하거나 재무부담이 커지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영향에 대한 염려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회사채 시장에 대해 "경색은 아니지만, 양극화라는 부분적인 문제는 안고 있다"며 "채권시장 전체에 대해 검토해 제대로 시장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필요하면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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