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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2월 16일 (수)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방희 소장 (김방희 생활경제 연구소)
◇ 정관용> 미국의 금리인상, 이번에는 확실시된다고 합니다. 몇 시간 안 남았어요. 내일 새벽 3, 4시경에 발표가 된다는데요. 정리해 보겠습니다. 김방희 생활경제 연구소장 연결합니다. 김 소장님 나와 계시죠?
◆ 김방희>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이번엔 확실한 거예요?
◆ 김방희> 글쎄, 이게 내일 합격자발표 한나절 앞두고 점집 찾아와서 합격여부를 묻는 것 같은데 곤혹스럽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한나절만 기다려보면 된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고. 어쨌든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이번에는 올린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미국은 올 하반기, 9월경부터 계속해서 올리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미국 외의 나라들이 워낙 경기침체를 겪고 있고 이 나라들이 대부분 반대해왔기 때문에 그 동안 쭉 유예해 왔는데. 그래도 내년으로 넘길지 모른다는 관측도 있었습니다만 불확실성이 너무 커졌습니다. 불확실성이 커져서 올해 안에 매를 맞고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미국 금리가 몇 %예요?
◆ 김방희> 0.25% 포인트. 사실상 제로금리다, 이런 표현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럼 이번에 올리면 얼마를 올리는 겁니까?
◆ 김방희> 이번에는 상징적으로 그동안 유동성 공급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돈줄을 많이 풀었는데 이건 중단했고 앞으로 돈줄을 서서히 죄기 시작한다는 이런 신호를 보내는 의미로 관행적으로 0.25% 포인트를 더 올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 정관용> 그럼 지금 0.25인데 올리면 0.5가 되겠군요.
◆ 김방희> 그렇습니다.
◇ 정관용> 9년 만에 하는 거라는 거죠?
◆ 김방희> 네, 그러니까 사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 부동산시장에서 비롯되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네.
◆ 김방희> 그 후에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져오는 형국인데요. 이 기간 동안 미국은 세 차례에 걸쳐서 3조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그래서 경제가 실제 지표상으로 많이 살아났습니다. 실업률이 5%대니까 전통적 의미로는 과열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년처럼 일정하게 늘지는 않으니까 과열까지는 아니고 경기가 활황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은 분명하고 그래서 돈줄을 죄서 금리인상을 하고 싶은 욕구를 느껴왔죠. 이게 너무 늦어지면 경기가 과열되고 또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이 걷잡을 수 없게 되거든요. 이 정도 엄청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한 역사가 없기 때문에 돈 풀린 이후에 일을 누구도 장담 못하고 그러다 보니까 미국으로서는 금리인상을 서두르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미국 외에 다른 글로벌 경제상황이 다 안 좋습니다. 유럽도 안 좋고 중국도 경제성장 둔화가 시작됐고 그러다 보니까 주변에서 많이 말렸죠. 우리나라 대통령께서도 만류한 적이 있죠. 그러나 올해 안에는 올린다고 미국 스스로가 여러 차례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내일 새벽 올린다는 소식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미국은 이렇게 오랜만에 금리를 한 번 올리면 0. 25% 포인트 딱 올리고 끝내는 게 아니라면서요? 1년 정도에 걸쳐서 계속 올린다면서요?
◆ 김방희> 네. 과거 9년 반 전에 금리를 인상했던 경우도 있었고요. 1996년부터 한 4년 내내 금리를 올렸던 적도 있습니다. 이때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게 경제지표들입니다. 경제상황이 어떨 것이냐인데 지금 아까 실업률이 5%에 접어들었고 사실상 미국경제가 활황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그랬고 또 많은 경제전문가, 저 자신도 동의합니다마는 이런 미국경제 활황세가 2, 3년은 간다고 보거든요. 그렇게 치면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번에 시작돼서 적어도 1년 정도는 그 기조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냐, 과거 예를 볼 때. 1년 이상 유지되는 게 아니냐,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변수가 되는 것이 미국 외의 경제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을 조금씩 유예해 달라는 유무언의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것 때문에 전보다는 서서히 혹은 짧게 올릴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되겠죠.
◇ 정관용> 그래서 어제, 오늘 나오는 보도들을 보면 0.25% 포인트 올리는 건 기정사실이고 대신에 앞으로 금리를 예고하는 발언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 그런 예고를 구체적으로 하나요, 발언을 통해서?
◆ 김방희> 그렇습니다. 재닛 옐런 의장이 새치 혀를 가지고 조정을 합니다. 시장 조율을 하는데요. 아주 구체적으로 얼마를 더 높이겠다 혹은 낮추겠다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은 아니고요. 경제상황에 대한 나름의 입장정리를 해서 발표를 하면 그걸 가지고 시장은 관측에 들어가는 거죠. 그렇게 되면 금리인상의 속도, 기간에 대해서 나름대로 시장의 전망이 나오고 그걸 가지고 향후 전망하게 되고. 그게 증시를 포함해서 금융시장,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죠.
◇ 정관용> 그 미국의 금리를 올리게 되면 다른 나라, 세계 경제와 다른 나라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간단히만 정리해 주시면?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 소장
◆ 김방희> 미국 금리인상이 왜 그렇게 중요하냐, 이런 의문들도 많이 가지실 텐데요. 그런 비유를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대야에 꽉 찬 상태입니다. 대야를 흔들게 되면 물이 대야 벽을 때리기도 하고 넘치기도 하고 난리가 날 거거든요. 대야를 흔드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미국이 워낙 세계금융 혹은 실물경제의 허브이기 때문에 금리인상을 하게 되면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듯이 돈도 돈값을 많이 쳐주는 쪽으로 흘러가거든요. 돈값이라는 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금리이고, 그게 돈값이니까. 또 하나는 그 나라 통화가치가 계속 뛸 곳으로 돈이 가야 나중에 빠져나올 때 돈이 되지 않겠습니까? 돈이 돈을 벌려면 그런 곳을 가야 하는데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확실해지고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돈이 몰려들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뛸 테니까 전 세계적인 돈들이 유턴해서 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거죠. 그래서 금융시장이 불안해하는 겁니다. 그러나 실물경제 자체에 이게 당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려운데요. 금융시장의 심리적불안감 이런 건 금융인상을 하고 나서도 미국 금리인상의 속도라든가 강도에 따라서 계속해서 내년 내내 세계를 괴롭힐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과거에 미국의 금리인상 때문에 세계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이 온 게 어떤 겁니까, 예를 들면?
◆ 김방희> 1930년대 대공황 당시에 미국이 상당히 경제가 나빴다가 37년경에 경제가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미국은 경제가 완전히 살아났다 이렇게 오판을 해서 금리를 올렸는데 이게 다시 더블딥, 이중 경기침체로 빠지면서 세계경제 공황의 시기를 연장시킨 예가 있었고요. 또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미국 경제가 나빠지니까 유럽은 상대적으로 자신들이 낫다 이런 판단 하에 금리를 올린 적이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그게 금융에 충격으로 와서 2010년 봄부터 유럽에 우리가 잘 아는 재정위기라는 게 닥친 예도 있거든요.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주요 경제권 국가가 금리를 올리는 것. 이게 사실은 굉장히 조심스럽기도 하고 상당히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면 당장 지금 EU의 주요 국가들은 마이너스 금리를 하는 나라들도 있다면서요?
◆ 김방희> 워낙 지금 경기가 안 좋은 상황이고요. 더 문제인 건 유럽 재정위기라고 우리가 이름붙인 것이 경기침체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풀릴 기미가 사실은 없는 거죠. 왜냐하면 이게 단순히 주기적으로 경기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게 아니라 유럽이라는 곳이 한 나라로 가는 과정이 길어지고 또 회원국들 간의 경제적 격차가 커지면서 예상 밖으로 이게 지체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절름발이 경제처럼 돼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들이닥쳤고 이걸 유럽 전체로서는 대응하지 못 하고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아주 극단적으로 충격요법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펴는 곳도 등장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유럽 재정위기가 완전히 끝나느냐? 이렇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미국도 자국경제만 생각하면서 계속 금리인상을 해나갈 수는 없는, 글로벌경제 눈치를 좀 봐야 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죠.
◇ 정관용> 어쨌든 그렇게 재정위기도 아직 극복이 안 된 그런 상태에서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더 위기가 심해지지 않겠어요, EU 지역이?
◆ 김방희> 그렇습니다. 그래서 EU라든가 사실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 중국 같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마는 상당히 금리인상 조치에 대해서 불만의, 혹은 우려가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특히 중국 같은 경우가 그동안 달러화에 연동되어 있었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1달러에 6.46위안 이렇게 연동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달러화 가치가 뛰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중국의 위안화 가치도 뛰어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중국 경제가 수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중국에서는 여러분들 기억하시겠습니다마는 14일에 ‘우리 달러하고 연동한 것 안 한다. 13개 나라와 연동해서 하겠다’ 이런 조치를 취한 것도 사실은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를 예상하고 그것에 대한 우려나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러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일단 우리 국내에서도 돈이 빠져나갈 우려는 커지는 거네요?
◆ 김방희> 그런 면은 분명히 있습니다. 금융불안에 따른 외국자본의 유출 가능성은 있고 그게 최근에 우리 금융시장 불안감을 키운 요소입니다. 그런데 조금 다행인 건 학습효과라는 게 있다는 거죠. 7, 8월에 비슷한 예가 있었거든요. 9월에 금리 올라간다고 그러니까 많이 빠져나갔습니다. 그때 두 달 간 증시에서 11조원이 빠져나가서 우리 금융시장하고 외환시장이 흔들렸는데 그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나을 것이다. 또 하나는 강 달러가 되면 우리가 수출에 도움을 받는 면도 있거든요.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좀 있습니다만. 그러다 보니까 생각보다는 금융시장 불안감에서 그치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 이런 해석도 나오면서 오늘 우리 증시가 상당히 강세를 보였거든요.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오히려 해소되고 효과가 그렇게 치명적이진 않을 것이다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루어져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오늘 뿐만 아니라 어제도 괜찮았었고, 증시는.
◆ 김방희>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금리인상을 너무 불안하게만 볼 게 아니다라는 학습효과도 있고 또 우리는 지금 기름값 떨어지고 그래서 경상수지도 상당히 흑자를 보이고 있거든요. 외국자본이 설령 어느 정도 빠져나간다고 해서 우리한테 큰 위협이 되진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이죠. 약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계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금융권 내에서는 그런 거고. 실물경제 전체로 와서 보면 조금 아까 지적하신 것처럼 달러값이 올라가면 대미수출이나 이런 데서는 우리가 유리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방희> 그렇습니다.
◇ 정관용> 반대로 중국 경제에 좀 악영향이 미쳐지면 우리가 대중수출 이런 데서는 또 마이너스가 올 수 있을 것 같고. 플러스 마이너스를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요?
◆ 김방희> 쉽지는 않은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중국 경제의 향후 방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수출의 4분의 1이 중국으로 향합니다. 미국보다 훨씬 더 수출을 많이 하는 곳이 중국인데요.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속도가 얼마나 빠를 거냐가 훨씬 더 중요한 요소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중국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우리로서는 꼭 나쁘게만 볼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아까 달러와 연동돼 있던 중국이 달러와의 연동을 끊고 중국 나름의 어떤 성장촉진전략을 펴는 것. 중국은 지금 위안화 가치를 거의 의도적으로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경제가 워낙 안 좋으니까 수출을 통해서 부양시켜보겠다는 그런 생각인데 그렇다고 해서 너무 이걸 떨어뜨리게 되면 세계가 환율전쟁으로 가기도 하고 또 중국의 소비, 내수가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 급격한 위안화 절하는 아니지만 서서히 위안화를 절화시켜나갈 테고 중국 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아가면 그건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되니까 그런 점에서 보면 중국 경제가 향배가 미국 금리인상보다 더 중요한 요소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96년, 97년 외환위기 이런 일들이 우리한테 올 가능성은 거의 없는 거죠?
◆ 김방희>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외환위기 때 충격이 컸고 그다음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때도 좀 충격이 있었습니다마는 좀 작았죠. 이번에 아마 금융불안이 닥친다고 하더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는 좀 덜할 겁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당시와 다릅니다. 학습효과도 물론 있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너무 긴장하기보다는 그러나 국제경제 전체 동향을 조금 예의주시할 상황이 됐다, 이 정도로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방희> 네, 안녕히 계십시오.
◇ 정관용> 생활경제연구소 김방희 소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