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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정명훈, 해외에선 파워게임 희생자로 봐"

    - 음악계 침울… 수사 결과 지켜봐야
    - 해외 감안하면 정 감독 특혜는 아냐
    - 문제 제기 때 투명하게 해명했어야
    - 정명훈 불명예퇴진, 음악계에 타격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 전 '객석' 편집장)

    오늘 첫 인터뷰는 서울시향 사태를 짚어봅니다. 꽤 오래 진행돼 온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내분. 결국은 지휘자 정명훈 감독이 사퇴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는 모양새입니다. 정 감독은 어제 서울시향 직원들과 단원들에게 편지를 통해서 사퇴 입장을 공개했는데요. ‘지난 10년간의 업적이 2015년 계속된 논란에 의해 무색하게 된 게 가슴 아프다’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1년여를 이어온 서울시향 사태 돌아보죠. 음악칼럼니스트 류태형 전 객석 편집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류태형 선생님, 안녕하세요.

    ◆ 류태형>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정명훈 감독. 갈등의 고비고비마다 사퇴 얘기가 나왔었습니다마는. 그때마다 시향 단원들이 붙잡고 음악팬들이 붙잡고 그러면서 자리를 지켜왔는데 왜 이번에는 결국 사퇴를 택했을까요?

    ◆ 류태형> 아무래도 재계약을 앞둔 시점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져나온 그런 부분이 굉장히 곤혹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부인이 입건된다든지 그러면서 여론이 악화되고 이런 것들?

    ◆ 류태형> 여러 가지 그런 시점이 얽혀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 김현정> 지금 음악계 분위기는 어떤가요? 반응들이 어떻습니까, 어제 사퇴 발표되고 나서.

    ◆ 류태형> 그동안 쭉 정명훈 예술감독과 서울시향을 지켜봐온 사람들은 굉장히 지금 애석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서울시향의 연주력의 공신력이 굉장히 높아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믿고서 구입하는 오케스트라의 티켓으로 자리매김을 했죠. 그래서 다 시즌권을 구입해 놨는데, 내년에 지휘를 하나도 안 하겠다고 입장이 바뀌니까 속상해하는 모습들을 많이 봤습니다.

    ◇ 김현정> 내가 돈 주고 샀는데 아깝다는 차원이 아니라, 이 상황 자체를 너무나 애석하니까? 왜 이렇게 됐는가?

    ◆ 류태형> 예, 나는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을 보려고 티켓을 샀는데 이렇게 되면 의미가 없어진다는 그런 반응이 굉장히 많았어요.

    ◇ 김현정> 그런데 음악팬 아닌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는 참 복잡하고 희한한 사건의 연속이었어요. 잠깐 개요를 정리해 보자면, 사건의 발단은, 서울시향 직원들이 박현정 그 당시 대표의 성추행, 성희롱 등등의 문제점에 대해 집단투고를 하면서 발생됩니다. 일종의 내부고발 형식이었죠. 그때만 해도 정명훈 감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었는데, 그런데 갑자기 박현정 대표가 “나를 고발한 직원들 배후에는 정명훈이 있다”, 이러면서 정 감독이 사건에 처음 끌어들여졌고요. 이어서 박 대표측에서는 “정명훈 감독이야말로 비행기 1등석 타고 스위트룸에 묵고 수십억 연봉까지 지나치게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 특혜를 받고 있다” 이러면서 정명훈 특혜라는 이슈를 던집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진흙탕 싸움이 된 건데. 한동안 잠잠하다가 최근에 박현정 대표의 성추행 혐의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가 났고요. 반면에 '정명훈 감독 부인은 직원 몇 명에게 박현정 대표의 성추행 의혹을 유포시키라고 문자로 지시했다' 이런 의혹이 새로 불거지면서, 결국은 여론이 악화되고 급기야 정명훈 감독 사퇴까지 간 건데요... 류 선생님, 도대체 왜 이렇게 상황이 복잡하게 진흙탕이 된 겁니까, 왜?

    ◆ 류태형> 그러니까 이게 처음에 모셔올 때는 서울시향을 발전시켜달라고 정명훈 예술감독을 모셔왔잖아요.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는 점은 정말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악계 관계자들이라든지 음악 애호가들은 정말 십분 공감하고 있고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불명예 퇴진이 음악적인 부분에서 기인한 게 아니라 전혀 다른 데서 왔다는 사실이 굉장히 아쉽고 안타깝게 느껴지는 거죠.

    ◇ 김현정> 다른 것들은 이제 검찰 조사, 경찰 조사로 판가름이 난다지만, 파격적인 특혜였느냐 아니냐, 이건 법적 기준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까, 이런 말, 저런 말 굉장히 논란이 무성했거든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음악계에선 파격적인 특혜로 봅니까?

    ◆ 류태형> 정명훈 지휘자가 바스티유 오페라 오케스트라 그러니까 파리 유수의 오케스트라부터 시작해서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이라든지 그리고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수석 객원 지휘자를 한다든지 또 수많은 오케스트라의 객원을 했죠. 또 베를린 필하모닉도 지휘를 했고요. 그래서 시세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감정가 비슷한 그런 평가가 세계적인 그런 지휘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서 매겨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와서 받는 혜택 이런 것들이 체계적인 그런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들의 시세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높다라고 하는 것은 또 어폐가 있고요. 상응하는 대우를 받고서 온 건데, 또 따지고 보자면 지금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지휘자들에게 ‘한국에 와달라. 정명훈 지휘자보다 돈을 더 많이 준다든지 혜택을 더 줄 테니까 한국에 와달라’고 그런다고 해서 그런 지휘자들이 우리나라에 이렇게 쉽게 올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면 지금 국제적인 어떤 수준에 비했을 때 정명훈 감독이 파격적인 특혜를 받은 건 아니다, 다만 이제 우리나라 수준에서 봤을 때 파격적이어 보이는 거지 받을 만큼 받은 거다라는 말씀이신데 그것보다 더 준다고 해도 다른 지휘자가 올지는 모르겠다 이 말씀이세요?

    ◆ 류태형> 그렇죠. 그게 왜냐하면 지휘자가 커리어라고 그러죠. 그래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게 자신의 경력을 유지하는 데에는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 김현정> 쉽게 말해서 유명한 오케스트라에 가고 싶어하지, 한국의 서울시향에 오고 싶어하는 지휘자가 정명훈 감독 수준의 지휘자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을 거다? 그런데 최근에 여론이 악화된 이유를 들여다보면 정 감독 부인의 문제였습니다. 정 감독 부인이 박현정 당시 대표가 직원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의혹을 널리 유포하도록 직원들에게 문자로 지시를 했다, 이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이 됐거든요. 물론 지금 입건이기 때문에 이게 확정이 된 건 아닙니다마는 가족이 이런 상황에 끼어들었다는 점, 이건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 류태형> 제가 뭐 거기에 대해서 어떤 얘기를 들었다든지 알고 있는 부분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은 말씀드릴 수가 없겠지만 아무튼 그냥 안타까울 뿐이죠.

    ◇ 김현정> 안타깝다. 그런데 정명훈 감독의 문제가 발생될 때마다 “나는 음악으로만 답하겠다”라면서 일절 대응을 안 하셨어요. 그때 명확하게 짚고 넘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드는데 어떻게 보세요?

    ◆ 류태형> 그게 그러니까 굉장히 시대가 변한 거죠. 그래서 지금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SNS로 모든 것들이 정말 낱낱이 다 알려지는 그런 시대가 됐기 때문에 뭔가 의혹이 있을 때 그걸 그냥 허심탄회하게 다 솔직하게 그때그때 해명을 하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필요했었다고 봐요.그런데 어떤 성의 있는 해명이나 이런 것들에서 좀 미흡하지 않았나. 그래서 또 '음악으로 답하겠다'라는 것들은 서울시향을 봐온 사람들이라면 뭔지 다 이해하지만 하지만 일반적인 국민들이 그걸 보고 납득하기는 어렵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저는 들었습니다.

    ◇ 김현정> 정명훈 감독이 이제 불명예 사퇴를 하면서, 불명예 퇴진을 하면서 이게 우리 음악계와 시향에 여러 가지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우려도 되네요?

    ◆ 류태형> 굉장히 우려가 되죠. 굉장히. 노먼 레브레히트 같은 영국의 음악 평론가 같은 경우는 정명훈 감독이 희생됐다고, 정명훈 감독이 희생자라는 식으로.

    ◇ 김현정> 뭐에대한 희생자라고 얘기하는 거죠?

    ◆ 류태형> 그런 얘기를 하죠. 전임 대표하고의 그런 파워게임에서 졌다든지.

    ◇ 김현정> 아, 권력게임에서 밀려난 희생자다 이런 식으로 외국에서는 보고 있는 거예요?

    ◆ 류태형> 외국 전체라고 단정은 못하지만 어쨌든 영국의 평론가를 비롯해서 다수가 그런 식으로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쨌든 이게 진흙탕 싸움으로 비춰지면서 우리 시향에는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 이건 확실한 거고요.

    ◆ 류태형> 그런데 본질은 처음에 시향의 행정 직원들 인권문제로부터 시작된 거 아니에요. 그래서 그 점을 항상 잊지 말아야 될 것 같아요. 이게 서울시향을 발전을 못 시켜서 떠난 게 아니었어요. 정명훈 감독은 처음에 전혀 빠져있었잖아요. 정명훈 감독은 빠져 있었고 전임 대표와 그리고 직원간의 문제 그걸로 시작이 됐었는데, 거기에 어떻게 끼어들어서 연루가 돼서 여기까지 사퇴까지 이르게 된 것을 생각을 해 보면, 이게 이렇게까지 될 일이었을까라는 그런 생각을 저는 하게 되죠.

    ◇ 김현정> 여러분 이번 사태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오늘 음악계의 이야기, 음악계의 반응 좀 정리해 봤습니다. 류태형 선생님 고맙습니다.

    ◆ 류태형>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음악칼럼니스트 류태형 전 객석 편집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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