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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호남달래기 카드, 혹평 일색…"文, 다른 묘안 내놔야"

국회/정당

    文의 호남달래기 카드, 혹평 일색…"文, 다른 묘안 내놔야"

    호남특위, 주류‧비주류 호남 현역 막론하고 "난센스"…호남선대위원장은 "지켜보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치사의 주요 변곡점 때마다 제1야당에 힘을 모아온 야권의 본산, 호남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호남특위 신설과 호남 선거대책위원장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호남민심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중론이다. 문 대표가 호남 민심 엑소더스를 막기 위한 묘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1야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 온 호남이 흔들리는 이유는 문재인 대표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지난 2월 문 대표 취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야당이 전패(全敗)하면서 '정권 교체 능력에 대한 불신'까지 더해지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심정으로 꾸준히 제1야당을 지지해왔던 호남은 지난 13일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유성엽(전북 정읍),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임내현(광주 북구을), 권은희(광주 광산구을) 의원 등 현역 의원 4명의 줄 탈당이 이어지며 요동치고 있다.

    빠져나간 의원들과 호남 민심은 안철수 신당과 천정배 신당(가칭 국민회의) 등으로 모아지는 모양새다.

    최근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에서 전남 순천곡성과 광주 서구을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와 안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경기 김포, '중원지대'인 충남 천안을에서도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따돌렸다. 제1야당을 떠난 호남 민심이 신당에 흡수되거나 부유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30일에는 호남향우회 총연합회 전·현직 임원진 30여명이 집단 탈당했고, 내년 초에는 '호남맹주'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의 동반탈당까지 거론되고 있다. 제1야당의 존립 기반이 붕괴 직전 위기에 놓였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 호남 민심 엑소더스에 文, 호남특위·호남선거대책위원장 카드 꺼내들었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문재인 대표는 호남특위 신설과 선거대책위원장에 호남인사 인선을 추진하며 진화에 나섰다.

    문 대표는 30일 오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선대위를 구성할 때 호남에서 신망 받는 분의 참여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이달 초에는 호남특위를 구성해 총선 체제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대위원장에는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와 이용훈 전 대법원장, 한승헌 전 감사원장 등 호남출신 명망가의 이름이 거론된다. 호남특위 위원장에도 광주 출신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개 카드로 호남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공통된 목소리다. 특히 '호남특위 신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호남 현역 의원들은 주류와 비주류 할 것 없이 당의 존립기반인 호남에 소수세력을 위한 특위를 만든다는 발상이 난센스에 가까운데, 이를 통해 호남 민심을 달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고 있다.

    주류로 분류되는 한 호남 의원은 "우리당의 본류가 호남인데 특위를 만들어서 호남을 이렇게 어루만지겠다는 그 발상 자체가 매우 이상하고 그런 발상 자체가 정략적"이라고 꼬집었고, 당직을 맡고 있는 다른 호남 의원 역시 "호남과 민주화 세력이 우리당을 이루는 두 기둥인데 특위를 만드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선대위원장에 호남 출신 명망가를 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호남 홀대 앙금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과 '고향만 호남인 인사의 영입은 근본해결책이 아니'라는 비관론이 맞선다.

    최근 거론되는 선대위원장 및 호남특위 위원장 후보군에 대해서는 '전문성과 상징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이들을 '호남 인사'로 볼 수 있냐는 지점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주류로 분류되는 복수의 호남 의원은 "호남 홀대론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대권주자 등 당의 중요한 자리에 호남인사가 배제된 것인데 선대위원장에 호남 인사를 세우면 이런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동교동계 이훈평 전 의원은 "이미 기차는 출발했는데 호남에 '떡 줄게 울지 마라'고 입질 하는 것"이라고 혹평하며 "지도부가 할일을 하지 않고, 명분을 쌓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석우 호남향우회 연합회 상임부회장도 "거론되는 분들이 명망가는 맞고, 고향이 호남이긴 하지만 호남인사라고 볼 수 있냐"고 반문하며 "호남을 위해 일하고, 호남을 위해 일할 분들이 호남인사"라고 지적했다.{RELNEWS:right}

    야당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 역시 "고향이 호남인 명망가들을 세운다고 호남 민심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거론되는 인사들을 통해 호남 민심을 달래고자 했다면 이건 수(手)로도 칠 수도 없을 만큼 부족한 수"라고 혹평했다.

    호남 현역 의원들과 당직자, 야권 관계자들은 "문 대표가 내놓은 2개 카드로는 떠나는 호남 민심을 잡기에는 한참 부족하다"며 "탈당이 가시권에 들어온 박지원 전 원내대표나 김한길 전 대표 등과 끝장토론이라도 벌이며 당내 호남 인사부터 잡기위한 묘안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야권에서는 표류하는 호남 민심을 얻은 세력이 향후 야권 지형개편의 열쇠를 쥘 것으로 보고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안철수, 천정배 의원 등의 호남 러브콜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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