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1일부터 선거구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부산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선거운동을 위해 자기 지역구가 아닌 인접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기현상'까지 빚어졌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해운대기장을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해 12월 31일 돌연 해운대기장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하 의원의 예비후보 등록은 부산 '현역 1호'로 현재의 지역구가 총선 때 분리·통합돼 현역 신분이라도 일부 지역에선 선거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접선거구에 후보로 변칙 등록한 것이다.
기존 해운대구와 기장군의 선거구는 해운대기장갑(반송·반여·재송·우1·우2·중1동), 해운대기장을(좌·송정·중2동·기장군) 2개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선 기장군이 독립 선거구로 분리되고, 해운대구는 해운대A(반송·반여·재송동)와 해운대B(좌·송정·중·우1동, 우2동은 미정) 2개로 분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대B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하 의원은 해운대기장을 현역이지만, 총선 때 진짜 선거구가 될 우1동과 중1동에선 선거운동을 할 수 없어 새로 선거구에 포함될 우1·중1동에선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이다.
새누리당 후보로 해운대B 출마를 희망하는 김병택 해운대사랑연합회장 역시 최근 해운대기장갑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좌동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김 회장은 우·중동을 공략해야 하지만, 기존 선거구인 해운대기장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우1·중1동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김 회장은 이 때문에 임시로 선거구를 바꾼 것이다.
이처럼 예비후보들의 '가짜 선거구 등록' 사태가 발생하면서 '선거구 없는 총선'이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부산시선관위는 "실제 출마할 선거구가 아닌 곳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게 공직선거법 취지에 맞지는 않지만, 지금은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