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 (사진=황진환 기자)
김문수(65) 전 경기지사의 총선 후보로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대구 수성갑 지역구의 새누리당 예비후보로서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58) 전 의원과의 가상대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대구 지역에 불고 있는 ‘선수교체론(후보교체론)’ 바람에 휩쓸리게 되면 자칫 여권내 ‘잠룡(潛龍·잠재적 대권주자)’ 으로서의 지위조차 위협받게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김 전 지사 측에 감돌고 있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재선·달서병)은 5일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지사를 ‘험지차출’ 대상으로 지목했다.
조 의원은 “(김 전지사) 본인은 반대하겠지만, 당으로 봐서는 수도권 험지 출마가 필요한 시기”라며 “경기지사를 두 번 하신 분이기에 (수도권에) 오셔서 활동하는 것은 당에 상당히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 발언은 이른바 대구 ‘물갈이론’과 ‘선수교체론’ 모두에 기댄 것이다. 그는 “(대구 지역) 현역 의원들의 지지율이 상당이 낮게 나온다”며 “그래서 현역 의원들 지지율하고 새로운 인물 영입하고 맞물려서 봐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대구 지역에 대한 ‘현역 교체’ 여론이 강하기 때문에 물갈이가 필요하며 중앙당에 의한 전략공천이 요구된다는 맥락이 깔려 있다.
김 전 지사에 대해서도 “수도권에 필요한 인재”라고 자락을 깔긴 했지만, 김부겸 전 의원을 상대할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대항마를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 측은 조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험지에 출마한 같은 당 후보를 돕진 못할망정 오히려 흔들고 있다”며 발끈했다.
김 전 지사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지사가 수성갑 출마를 결정한 배경에는 ‘김부겸 바람을 잠재워 달라’는 대구 지역 의원들의 총의가 있었다”며 “이제 와서 타지(他地) 출마를 요구하는 것은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서운함을 피력했다.
서운한 감정의 배경엔 김 전 지사에게 줄기차게 ‘지역구 변경’ 요구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한 불쾌함이 깔려 있다.
{RELNEWS:right}현재 김 전 지사 주변엔 수도권 출마 요구 외에도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차출설(說)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인 유 의원을 겨냥하기 위해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내세웠으나, 생각보다 지지세(勢)가 모이지 않자 김 전 지사로 대항마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김 전 지사를 비운 자리에 친박계 ‘거물’ 후보를 내세워 김부겸 전 의원과 맞붙게 한다는 대안도 맞물려 있다고 한다. 지역 정가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수성갑에 출마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