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퇴근길 서울 지하철 4호선에서 발생한 열차 운행 중단 사고는 결국 전동차 노후화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안전관리본부장은 7일 창동차량기지에서 브리핑을 열어 "전날 오후 7시23분 한성대역과 성신여대입구역 사이를 지난 4170열차의 고장 원인은 '전차선 단전'으로, 장기 사용한 고속도차단기 부품의 절연 성능이 저하되면서 파괴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메트로는 객실 내 대피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은 것도 고속도차단기 절연 파괴 때 발생한 대전류가 방송장치 배선으로 흘러들어 방송 출력증폭기의 퓨즈가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내 방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폭음과 연기 속에 불안에 떨던 승객 약 800명은 스스로 비상 코크를 작동시켜 문을 열고 터널로 하차했다.
매뉴얼에 따른 대피가 아니었던 탓에 조치 시간이 약 29분 지연됐고 탈출 과정에서 17명의 경상자도 발생했다. 퇴근길 승객들은 1시간 이상 발이 묶였다.
사고 차량은 1994년 3월 현대정공이 제작한 것으로 도입한 지 23년이 됐다.
노후 전동차 안전사고에 대비해 메트로에서는 정기점검을 해왔다. 사고 바로 전날인 5일에도 점검이 이뤄졌지만 사고 징후를 발견하지 못한 셈이 됐다.
메트로는 6월까지 현대정공이 제작한 1호선과 4호선 전동차 32개 편성의 고속도차단기 320개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새 부품은 전문검사기관과 제작사에 의뢰해 절연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사고 차량은 정밀조사 후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비상상황 발생 시에는 열차 운행 재개보다 승객 안내를 최우선으로 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