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수장이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책 마련을 위해 장시간 전화통화를 가졌지만 미묘한 입장차를 확인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8일 오후 8시부터 70여분 동안 통화를 갖고 이번 사태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는 한편 향후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 등 대응 방향을 협의했다.
윤 장관은 “이번 북한 핵실험은 한반도와 동북아뿐 아니라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매우 엄중한 사태”임을 지적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9.19 공동성명에 정면으로 반하는 북한의 도전 행위에 국제사회가 분명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단합해 북한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지속되는 핵능력 고도화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북핵불용에 대한 확고한 원칙하에 북핵능력 고도화를 차단하고, 이번 핵실험에 대한 단호한 제재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점에서 안보리에서 강력한 내용의 결의가 신속히 채택되도록 한·중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왕이 부장은 “북핵문제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중국은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이 세 가지는 상호 연결돼 있고 어느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된다”고 한 뒤 “중국 측은 북한 핵실험을 반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천명하고, 한국 측과 의사소통을 유지하며, 현재의 복잡한 정세에 대응하고, 핵문제의 협상 궤도로의 복귀를 추진해야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 장관은 유엔 안보리 협의 과정에서 양국 유엔 대표부와 각급에서 긴밀히 협의를 진행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양국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조만간 개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