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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다시 돈풀기로 선회…"8년간의 양적완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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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다시 돈풀기로 선회…"8년간의 양적완화 실패했다"

    • 2016-01-24 10:46

     

    세계경제가 중국발 경기침체에 직면해 국제유가는 급락하고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각국 정부가 다시 '돈풀기'로 선회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상태로 내리고, 6조 달러를 풀었지만, 세계 경제를 살려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24일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7일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결정문을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결정문에서 경제상황에 대한 판단을 바꿀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연준의 경제상황에 대한 판단이 비관적으로 바뀐다면, 이는 앞으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이 아예 앞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달 5.6%에서 지난 22일 27.6%까지 5배로 상승했다.

    일본은행도 오는 28∼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추가 금융완화 문제를 논의한다. 국채나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입규모 확대, 지방채 등 매입대상 확대, 중앙은행 예치금리 인하 등이 검토되고 있다.
    당초 일본은행 내부에서는 올봄까지 물가상황을 지켜본 뒤 추가완화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새해 들어 세계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자 실물경제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 추가완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1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3월에 추가 양적완화를 검토하겠다고 시사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신흥국 경제성장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유가가 급락하는 등 주변 경제여건이 크게 변화돼 유로존의 성장과 물가에 하방위험으로 작용한다면서 오는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통화정책 완화수준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치자 미국, 영국, 유럽연합, 일본 등 세계 경제대국은 위기 극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대대적인 돈풀기에 나섰다.
    2008년 11월부터 작년 9월까지 미 연준이 2조9천억 달러, 일본은행은 1조9천억달러, ECB는 6천억 달러, 영란은행은 5천억 달러 등 모두 5조9천억 달러의 본원통화를 풀었다.
    금융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4개국 중앙은행이 돈풀기에 나선 이후 해당국 주가는 크게 올랐다. 일본에서는 주가와 함께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통화가치가 대폭절하돼 물가가 오르는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미국에서는 달러 강세가 나타났고 개인소비가 대폭 증가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개선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유럽과 일본은 추가 돈풀기에 나서야 할 지경으로 경제가 악화됐고, 미국도 작년 말 간신히 시작한 기준금리 정상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제성장둔화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고 금융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 무용론이 나오는가 하면, 세계 경제의 기초체력을 되살리려면 돈풀기보다는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본질적인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23일 폐막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은 더이상 우리를 구원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중앙은행의 개입이 너무 길었다며, 주식에서 부동산까지 모든 자산가격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악셀 베버 UBS 회장은 "ECB가 가능한 모든 것을 하겠다는 마음에는 한계가 없을지 몰라도, 양적완화가 달성할 수 있는 것에는 명백히 한계가 있다"면서 "통화정책은 오래전에 이미 갈 때까지 갔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금융기관 CEO는 "우리는 일본식 장기침체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상정하고 대응방안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돈풀기로 시간을 버는 동안에 세계경제의 기초체력이 올라가 다시 전세계가 성장궤도에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막상 돈풀기를 종료하려다 보니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는 게 지금 공포심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공포가 가장 극명히 드러나는 것은 끝없이 추락하는 원자재 시장"이라며 "더 많은 구조조정과 엄혹한 시간을 거치고 자원이 본질적으로 재배분돼야 세계 경제가 바닥을 찍고 다시 성장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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