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전성기의 시작을 알린 문경은 SK 감독. (자료사진=KBL)
[90년대 문화가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토토가'는 길거리에 다시 90년대 음악이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90년대는 스포츠의 중흥기였습니다. 하이틴 잡지에 가수, 배우, 개그맨 등과 함께 스포츠 스타의 인기 순위가 실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렇다면 90년대 스포츠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병신년(丙申年)인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1991년 오늘로 돌아가보려 합니다.]
농구 인기의 절정기를 꼽으라면 단연 1990년대가 떠오릅니다. 특히나 그 중심에는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농구대잔치 정상에까지 올라선 연세대와 그 라이벌 고려대가 있었습니다. 연세대와 고려대 선수들은 화보까지 찍을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연세대의 전성기가 시작될 시점은 언제일까요.
굳이 꼽아보자면 1991년이 아닐까 싶네요. 25년 전 오늘. 그러니까 1991년 1월26일 연세대가 처음으로 농구대잔치 4강에 오른 날입니다. 이후 연세대는 전성기를 누리면서 1993~1994시즌 농구대잔치에서는 대학팀 최초로 우승까지 차지하게 됩니다.
연세대는 대학 무대 전통의 강호였지만, 농구대잔치에서는 실업 형님들의 힘에 밀렸습니다. 농구대잔치 원년인 1983년과 1987년, 그리고 1990년 1차 대회 5위가 연세대의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연세대의 전성기는 '람보 슈터' 문경은 SK 감독이 입단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물론 문경은은 입학 전에도 정재근, 오성식 등이 활약했지만, 문경은 입학 후 5위에 올랐습니다. 문경은은 당시 최고 슈터인 이충희(현대전자), 김현준(삼성전자)과 득점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여기에 2차 대회부터 홍대부고 졸업 예정인 '컴퓨터 가드' 이상민 삼성 감독이 가세했는데요. 이상민은 어시스트 1위에 오르는 등 슈터 문경은에게 송곳 같은 패스를 배달했습니다. 덕분에 연세대는 사상 처음으로 4강이라는 기쁨을 맛봤습니다.
4강행을 확정지은 상대는 산업은행이었습니다. 연세대는 산업은행을 58-51로 꺾고 4승1패로 4강에 진출했습니다.
전반 중반까지는 산업은행의 노련미에 고전했습니다. 전반 13분에는 19-26으로 뒤졌는데요. 문경은의 득점을 신호탄으로 연속 10점을 올려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문경은은 14점으로 활약했고, 정재근과 김재훈(모비스 코치)이 골밑을 장악했습니다. 연세대는 리바운드에서 46-36으로 앞서면서 첫 4강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이후 연세대는 '코트의 황태자' 우지원과 '스마일 슈터' 김훈, 그리고 '국보급 센터' 서장훈까지 가세하면서 농구대잔치 정상에 우뚝 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