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20대 총선 공천을 주도할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선임하고 설 연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공천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각 당은 '100% 상향식 공천', '20% 현역 의원 컷오프(Cut Off, 공천배제)' 등 다양한 공천 원칙을 내세우며 총선 승리를 외치지만 정작 안으로는 공천을 둘러싼 각 계파간 갈등이 표출되거나 잠재돼 있는 '폭풍 전야'에 처해있다.
◇ 새누리, 공천 작업 시작도 전에 계파 갈등새누리당은 지난 3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4선의 친박계 이한구 의원을 공천관리위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6일 공천관리위 첫 회의를 연다.
새누리당은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전략공천은 없다"고 주장하는 김무성 대표 주도로 100% 상향식 공천제를 이미 당론으로 확정했지만 계파간 갈등은 여전한 상태다.
당장 친박계가 추천한 이 위원장은 시작부터 현역 의원 가운데 저성과자나 저인기자 등 공천 부적격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며 사실상의 컷오프 실시 계획을 밝혔다.
그는 "19대 국회 때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세비만 축냈다 싶으면 그런 사람들을 국회에 추천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현역 의원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친박계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에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는 반발했고 5일 하태경 의원 주도로 이 위원장을 비판하는 연판장까지 돌리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미 10명이 훌쩍 넘는 의원이 서명한 연판장에서 비박계는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갈등과 분란의 빌미를 주는 불필요한 언행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 삼가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시작부터 '인위적 물갈이는 없다'는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와 '상향식 공천은 현역 의원 기득권 지키기'라는 이 위원장 등 친박계간 갈등이 노골화 되면서 향후 계파간 공천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더민주, 현역 20% 컷오프…공천갈등 내재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당 혁신위원회를 가동하며 지난해 연말 이전에 공천룰을 확정한 더불어민주당은 이후 공천룰 등을 둘러싼 계파간 갈등으로 탈당 사태까지 빚어진 바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 사퇴에 이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등으로 당 내분 사태는 어느정도 수습됐고 이에따라 당 혁신위원회가 정한대로 현역 의원 하위 20% 컷오프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역 의원 컷오프 실시 여부를 두고도 아직 실랑이를 벌이는 새누리당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의정활동·공약이행(35%) △선거기여도(10%) △지역활동(10%) △다면평가(10%) △여론조사(35%) 등 컷오프의 명확한 기준까지 세워놨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공천관리위 위원장으로 홍창선 KAIST 전 총장을 위촉했으며 나머지 위원들 선임이 완료되는 설 연휴 직후부터 컷오프 실시 등 본격적인 공천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홍 위원장은 공천 기준에 대해 "자세히는 말씀 드리기가 곤란하다"면서도 "국민들로부터 설사 제1당은 안되더라도 수권정당 답기는 하구나 하는 (평가를 받는) 이정도는 돼야하지 않느냐 생각한다"고 현역 물갈이를 시사했다.
현재로서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공천을 둘러싼 불협화음은 표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컷오프가 실시되면 대상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불보듯 뻔해 탈당 등 공천잡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당 운영의 전권을 부여받은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당 주류인 친노계 사이에 공천권을 둘러싼 권력투쟁이 빚어질 가능성도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 공천 작업 더딘 국민의당, 아직 공천룰도 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