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삶이 영화로 제작돼 다음달 17일 전국 상영관에서 선보입니다.
영화에는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신앙의 절개를 지킨 목회자이자 민족운동가로서의 주기철 목사의 삶이 잘 담겨 기독교인뿐 아니라 비기독교인들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전할 것으로 보입니다.조혜진기잡니다.
영화 '일사각오' 포스터(제공=KBS)
[기자]
영화 일사각오는 주기철 목사가 민족지도자들을 길러낸 오산학교에서 독립운동가 고당 조만식 선생 등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3.1운동에 참여했고, 전국을 순회하며 물산장려운동도 펼쳤던 주 목사의 민족정신은 바로 기독교사상이 바탕이 됐음을 설명합니다.
특히, 이영화가 의미가 있는 것은 주기철 목사의 신사참배 거부는 종교적인 것을 뛰어넘는 민족운동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일제는 신사참배를 통해 우리민족에게 정복전쟁 참여를 유도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저항이 거세자 사상교육을 먼저하고 다급해진 1944년쯤 징집에 나서게됩니다.
기독교를 ‘조선 통치의 암적인 존재’라고 했던 조선 총독부 군참모부 보고서의 기록은 이를 증명합니다.
[인터뷰] 주승중 목사/주안장로교회, 故 주기철 목사 손자
"한국교회가, 교회의 역사가 결코 이 민족의 어려움과 아픔을 외면하고 우리들끼리만 했던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주기철 목사님을 통해 분명히 보여줄 수 있지 않았나.."
7년에 걸친 옥살이 동안 끔찍한 고문 속에서도 신앙의 절개를 지켰던 주기철 목사의 삶은 주요 교단들이 하나 둘 신사참배와 타협해가던 1930년대 후반의 상황과 대비되며 나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영화 시사회에 참석한 교계 지도자들은 주기철 목사의 신앙심과 애국심을 본받아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
"죽음으로 믿음을 지킨 주기철 목사님은 한국교회에 길이길이 거름이 되어 한국교회를 지켜주고 일으켜줄 것입니다"
[녹취] 소강석 목사/한민족평화나눔재단 이사장
"눈물 훔치면서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을 다시 한 번 바라보고 한국교회를 살리며 이 미족을 살리는 귀한 진원지가 되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국교회가 지탄의 대상이 된 요즘, 거대한 일제 권력에 맞서 싸운 주기철 목사의 신앙과 삶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며 사순절을 보내는 기독교인들에게 신앙의 본질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