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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수, 고현정, 전도연 '케드' 선택 왜?

    지상파 드라마 과거 명성 '흔들'

    배우 김혜수, 이성민, 고현정, 전도연, 신하균 등 브라운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톱 배우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스크린을 중심으로 얼굴을 보이던 배우들이 브라운관에 속속 복귀하고 있다. 그것도 지상파가 아닌 일명 '케드'라 하는 케이블 드라마로 말이다.

    충무로를 주름잡던 배우들의 잇단 케이블 드라마 출연으로 인해 케이블 드라마는 매회가 영화라는 극찬을 받으며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고, 지상파 드라마는 점점 드라마 왕국이라는 과거 명성과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 톱 배우들의 복귀 '新공식'…케이블 드라마 선택

    톱배우의 케이블 드라마행은 배우 박보영과 최지우가 물꼬를 텄다. 7년 만에 스크린이 아닌 브라운관 복귀를 선언한 박보영은 케이블 드라마로 복귀작으로 선택했다. 박보영은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기존 청순가련한 이미지를 벗고 음탕하고 발칙한 처녀귀신 '신순애'의 캐릭터를 열연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후 바통을 이어 받은 배우는 최지우다. 그는 tvN '두 번째 스무 살'에서 대학생 아들을 둔 늦깎이 대학생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최지우는 케이블 드라마에 앞서 케이블 예능에 먼저 출연해 친숙함을 알리는 등 이색행보에 앞장섰다.

    tvN 1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시그널'에서 열연중인 (좌측부터) 배우 조진웅, 김혜수, 이제훈( 사진 = 윤창원 기자)

     

    최근에 이슈가 된 배우는 단연 김혜수다. 지난 2013년 KBS2 '직장의 신' 이후 3년 만에 복귀작으로 tvN '시그널'을 택한 그녀는 극중 과거를 밝혀 억울함을 끝내려는 집념의 여형사 차수현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풋풋한 신입 수경부터 15년차 베테랑 형사, 미제사건의 피해자까지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연기한 김혜수는 시청자로부터 '갓혜수'라는 별명을 얻으며 연기호평을 얻고 있다.

    김혜수는 시그널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를 할 계획이 없었다. 대본을 받고 재밌게 봤다. 내 캐릭터도 좋지만 이야기의 구성과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너무나 좋았다. 안할 이유가 없었다"고 케이블 드라마 출연 계기를 밝혔다.

    배우 고현정 (사진= 황진환 기자 / 자료사진)

     

    브라운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고현정과 전도연도 복귀작으로 케이블 드라마를 택했다.

    고현정은 오는 5월 방영 예정인 tvN '디어 마이 프렌즈'를 통해 '황혼 청춘'들의 인생을 대변한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SBS '괜찮아, 사랑이야', KBS2 '그들이 사는 세상'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라 일명 '믿보드'(믿고 보는 드라마)로 통하며 부터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전도연은 지난 18일 tvN '굿 와이프' 출연을 확정지으며, SBS '프라하의 연인' 이후 11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를 공식 발표했다.

    배우 전도연 (사진제공= 매니지먼트 숲)

     

    그는 영화가 아닌 드라마를 택한 것에 대해 "작품 선택의 폭을 넓히고 싶었던 기회에 좋은 작품의 출연 제의를 받았다. 새로운 장르와 흥미로운 이야기에 끌렸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전도연 역시 드라마 대본과 제작진을 보고 복귀작을 결정한 셈이다.

    톱 배우의 케이블 드라마행은 남성 스타도 예외는 없다.

    조진웅과 이제훈은 김혜수와 함께 시그널에 출연, 각각 매력적인 이재한 형사와 박해영 경위로 분해 열연 중이다.

    이성민은 '미생' 이후 2년 만에 김지우 작가의 신작 '기억'으로 tvN과 재회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기억에서 알츠하이머를 선고 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 역을 맡아 뭉클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 케이블 드라마 출연 이유, 작품성·제작진·캐릭터 보고 결정

    이름만 놓고 보면 상업영화나 지상파 드라마에서나 어울릴 만한 배우들이 최근 줄줄이 케이블 드라마로 진출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톱스타들을 케이블 드라마로 출연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탄탄한 제작진과 작품의 높은 완성도, 캐릭터가 주는 매력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지상파에서 드물게 시도하는 사전제작이나 반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지는 케이블 드라마의 '웰 메이드' 제작 환경은 '쪽 대본'에 시달린 배우들에게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사진= tvN 제공)

     

    실제로 tvN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치즈 인더 트랩', '시그널' 등도 반 사전제작을 도입해 작품성을 배가 시켰다는 평을 얻고 있다.

    톱 배우들의 잇따른 케이블 드라마 출연을 두고 전문가들은 지상파 드라마 제작환경의 한계라며 '올 것이 왔다'는 입장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톱스타들의 케이블행에 대해 "'응답하라' 시리즈나 미생과 같은 드라마를 보면 케이블 드라마도 흥행한다는 걸 보여준다. 이는 곧 과거 지상파 드라마가 위고, 케이블 드라마라는 아래라는 방송의 수직적인 서열관계가 붕괴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지상파 드라마가 시청률이 별로 나오지도 않고 시청층도 한정돼 가는 분위기라 점점 더 멀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며 "또 지상파 드라마는 항상 정해져 있는 흥행 공식대로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주말에는 '막장 코드', 평일에는 '신데렐라 코드'다 보니 배우 입장에서는 맡을 캐릭터가 항상 고정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상파 드라마 속 캐릭터 선택이 매우 전형적인데 반해, 케이블 드라마 속 여성상은 톡톡 튀는 개성과 함께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하 평론가는 "지상파 드라마는 배우가 시간이 지나면 맡을 역할이 없어지거나 맡을 만한 역할이 한정적으로 줄어든다. 만약 무리하게 맡을 시 안 좋게 보이는데, 케이블 드라마는 굳이 러브라인이 아니어도 맡을 연기 캐릭터가 다양하다. 또 젊은 시청자 층에게도 관심을 많이 받으니 배우들 입장에서는 케이블 드라마가 끌리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요즘 톱 배우가 아니어도 대부분의 배우들이 지상파 드라마를 1순위 후보로 두지 않고, 지상파와 케이블 드라마 대본을 나란히 놓고 그중에서 결정을 하든지 아니면 캐릭터의 다양성만 보고는 케이블 드라마에서 먼저 출연 선택을 결정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 평론가는 "어떻게 보면 지상파 드라마에서 제일 입지가 없는 게 여배우들이다. 젊었을 때는 캔디 캐릭터, 나이 먹으면 불륜녀로 아니면 시어머니, 회장 사모역 등밖에 할 게 없으니 말이다"라며 "그러니 톱스타급 여배우로서는 다양한 캐릭터를 맡을 수 있는 판로가 열리는 계기가 되니 케이블 드라마 출연은 당연한 행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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