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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도 PO 이룬 서동철 "난 벌 받아야 마땅합니다"



농구

    암에도 PO 이룬 서동철 "난 벌 받아야 마땅합니다"

    국민은행 막판 7연승, 극적으로 PO 진출

    '정말 고맙다' 서동철 국민은행 감독이 29일 삼성생명과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결정전에서 선수들이 선전하자 미소를 짓고 있다.(청주=WKBL)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삼성생명의 시즌 최종 7차전이 열린 29일 충북 청주체육관. 두 팀이 앞서 3승3패로 맞선 가운데 펼쳐진 이날 경기는 플레이오프(PO)의 마지막 티켓이 걸린 일전이었다.

    이미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을 거뒀고, KEB하나은행도 PO 진출을 확보한 가운데 남은 1장의 주인이 이날 갈리는 것이었다. 17승16패 공동 3위인 두 팀 중 이날 승자가 봄 농구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다. 1경기씩이 더 남아 있지만 이날 승리팀은 남은 경기를 져도 PO에 진출한다. 이날 패배한 팀이 남은 경기를 이겨 동률이 돼도 상대 전적에서 뒤지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서동철 국민은행 감독은 다시금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올 시즌 지휘 체계가 수 차례 바뀌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딛고 PO에 도전할 기회를 얻은 데 대한 감사함이었다.

    올 시즌 직전 서 감독은 종양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고 회복을 하느라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 박재헌 코치가 대신 선수들을 이끌고 개막을 맞았다. 이후 서 감독은 지난달 6일 우리은행과 홈 경기에 복귀했지만 4경기만 치르고 다시 벤치를 비웠다. 복귀를 다소 서둘러 몸에 살짝 이상이 온 것.

    후반기 서 감독은 다시 지휘봉을 잡았지만 국민은행은 이런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며 PO 경쟁에서 밀렸다. 지난 10일만 해도 국민은행은 삼성생명에 2.5경기 차로 뒤져 봄 농구 가능성이 희박해보였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포기하지 않았다. 단단히 건강을 회복한 서 감독과 함께 다시금 지난 시즌의 끈끈한 팀 컬러로 똘똘 뭉쳤다. 맏언니 변연하가 6라운드 MVP에 오를 만큼 믿음직하게 팀을 이끌었고, 강아정이 외곽포로, 홍아란이 근성 있는 수비로 뒤를 받쳤다.

    국민은행 강아정이 29일 삼성생명과 홈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청주=WKBL)

     

    마침내 국민은행은 최근 6연승을 질주하며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국민은행의 기세 속에 4연패를 당했던 삼성생명도 뒤늦게 3연승을 구가하며 치열한 PO 경쟁을 이어갔다. 서 감독은 PO 진출 여부를 떠나 이런 어려움 속에도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은 선수들이 자랑스러웠던 것이다.

    서 감독은 "그동안은 내가 선수들에게 벌을 줬지만 올 시즌은 내가 선수들에게 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자신의 건강 문제로 팀에 어려움을 줬다는 것이다. 서 감독은 "그럼에도 선수들이 정말 잘 해줬고, PO에 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때문에 이날 승패에 대해서도 크게 연연해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너무 많이 갖지 말고 즐기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다만 마무리를 잘 하자는 한 가지를 당부했다. 서 감독은 "즐기되 투지에서만큼은 상대에게 뒤지지 말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의 노력이 허무하게 수포로 돌아가게 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과연 올 시즌 사령탑 부재와 복귀 등의 신산함을 맛본 국민은행의 정신력은 탄탄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의 가장 중요한 일전에서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초반 기선 제압을 확실히 해낸 이후에도 방심하지 않고 상대를 몰아붙였다 .

    1쿼터부터 국민은행은 24-14, 10점 차로 앞서 삼성생명의 기를 꺾었다. 가로채기 3-1, 실책 2-5로 앞서며 상대 혼을 뺐다. 2쿼터에는 강아정(23점, 3점슛 5개)이 3점슛 2개 포함, 10점을 집중시켜 전반을 48-33, 15점 차로 앞서 승기를 가져왔다.

    결국 국민은행은 후반에도 기세를 이어가 87-69 승리를 거뒀다. 최근 7연승으로 최근 5시즌 연속 PO 진출을 확정지었다. 올 시즌 전 불의의 질병을 얻어 몸과 마음 고생을 모두 겪어야 했던 서 감독. 그러나 불굴의 의지를 보인 선수들의 PO 진출 선물로 차고 넘치게 보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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