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스트레스가 암의 전이를 촉진하는 '암 고속도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를 통해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만성 스트레스가 암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림프관 수를 늘릴 뿐만 아니라 기존 관들의 흐름도 강화하면서 암 전이를 더 빠르게 하는 고속도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림프액을 순환시키는 순환계통의 일종인 림프계가 면역체계에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하지만 스트레스가 클 경우 체내 전반에 암세포들을 옮기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아드레날린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질병 전이에 중요한 혈관 형성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이전 연구들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며 쥐를 이용한 이번 연구에서는 암의 전이를 막을 수 있는 약을 찾아낸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받은 쥐에게 혈압약 베타차단제의 일종인 프로프라놀롤을 이용해 아드레날린 활동성을 줄이기에 나섰다. 프로프라놀롤은 거의 반세기 동안 혈압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쥐에게 이 약이 처방되자 암 종양 내 림프관들의 형태가 바뀌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의 활동이 멈췄고 덩달아 림프절들을 통한 암 전이의 위험도 떨어졌다.
연구팀 일원인 모나시대학의 에리카 슬론 박사는 "7년 동안 추적 결과 베타차단제를 복용한 사람들의 경우 암세포들이 림프절을 통해 폐같은 다른 기관으로 퍼지는 것이 훨씬 덜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프로프라놀롤 처방이 인체 내 암 전이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유방암 환자들을 상대로 예비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가번연구소의 의학 종양학자인 엘진 림은 스트레스가 암 악화에 관계됐다는 이전의 많은 연구를 보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혈압약이 인간의 암 전이를 늦추는지는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호주 ABC 방송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