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1991:오늘 뭐했지?]형님들 울리고 첫 정상에 선 한양대

농구

    [1991:오늘 뭐했지?]형님들 울리고 첫 정상에 선 한양대

    2011년 열린 한양대와 성균관대의 라이벌 매치에 참가했던 멤버들. 오른쪽 위 하종화와 왼쪽 위 문양훈, 그리고 왼쪽 위에서 5번째 강성형의 얼굴이 보인다.

     

    [90년대 문화가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토토가'는 길거리에 다시 90년대 음악이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90년대는 스포츠의 중흥기였습니다. 하이틴 잡지에 가수, 배우, 개그맨 등과 함께 스포츠 스타의 인기 순위가 실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렇다면 90년대 스포츠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병신년(丙申年)인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1991년 오늘로 돌아가보려 합니다.]

    V-리그도 이제 포스트시즌에 들어갑니다. 지난 시즌에는 OK저축은행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의 아성을 무너뜨렸고, 올 시즌에는 현대캐피탈이 7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습니다. V-리그 통산 정규리그 8회, 챔피언결정전 8회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의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볼 수 있겠네요.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면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배구는 현대자동차써비스와 고려증권의 양강 시대였습니다. 1990년까지 7번의 대통령배 배구대회에서 고려증권이 4번, 현대자동차써비스가 3번 종합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현대자동차써비스와 고려증권의 양강 구도도 1991년 잠시 깨졌는데요.

    바로 25년 전 오늘인 1991년 3월10일. 8번째로 열린 대통령배 배구대회 우승 트로피가 처음으로 현대자동차써비스, 고려증권이 아닌 팀에 돌아가게 됩니다. 그 주인공은 줄곧 우승권 주위를 맴돌기만 한 금성도, 대한항공도 아닌 패기의 한양대였습니다.

    장충체육관에서 계속된 제8회 대통령배 배구대회 최종결승 2차전.

    한양대는 금성과 최종결승에서 맞붙었는데요. 이미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한 상태였습니다. 결국 한양대는 2차전마저 3-0으로 따내면서 대학팀 최초로, 또 현대자동차써비스, 고려증권이 아닌 팀 중 처음으로 대통령배 배구대회 정상에 오릅니다. 삼성화재가 첫 슈퍼리그 정상에 오르기 전 총 11번의 대통령배, 2번의 슈퍼리그에서 현대자동차써비스, 고려증권이 아닌 팀이 우승한 것은 1991년 한양대와 1992년 상무가 유이합니다. 그만큼 한양대의 우승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죠.

    사실 한양대는 대회 전까지만 해도 "잘하면 4강"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현대자동차써비스, 고려증권과 함께 금성, 대한항공 등 실업팀 전력이 막강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양대의 멤버는 워낙 출중했습니다.

    국가대표 레프트 하종화가 팀 공격을 이끌었고, 라이트 문양훈과 만능 레프트 강성형이 뒤를 받쳤습니다. 또 205cm 장신 센터 윤종일이 블로킹을 책임졌습니다. 특히 하종화, 윤종일은 진주동명고 시절인 1987년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 멤버이기도 했습니다. 대학팀이지만, 정상급 멤버를 보유했었죠.

    물론 금성도 이상렬과 최영준, 서남원, 그리고 신인이었던 강호인까지 버티고 있었으니 오히려 당시 이름값에서는 한양대보다 위였습니다. 하지만 한양대는 부족한 경험을 패기로 메우면서 첫 우승 기회를 잡은 형님들을 울렸습니다.

    한양대는 대학팀끼리 붙은 1차대회부터 형님들과 진검 승부를 펼친 2차대회, 3차대회, 그리고 최종결승까지 싹 휩쓸었습니다.

    마낙길, 이상렬, 장윤창 등 형님들을 제치고 MVP를 차지한 하종화. (당시 중계화면 캡처)

     

    주포 하종화는 MVP까지 거머쥐었는데요. 고려증권 장윤창, 현대자동차써비스 마낙길, 금성 이상렬 등 내노라하는 대표 선수들을, 대학 4학년에 올라가는 하종화가 모두 제쳤습니다.

    하종화는 20경기에서 165득점을 올렸는데요. 399득권까지 포함하면 지금 기준으로 경기당 28.2점을 올린 셈이니까 외국인 선수 못지 않은 기록이네요. 공격종합 2위. 여기에 최다 오픈 성공(256개, 성공률 45.2%), 백어택 성공률 3위(50.3%)에 오르며 최고 공격수로 손색 없는 활약을 펼쳤죠.

    한양대는 하종화 외에도 윤종일과 강성형이 베스트 6에 포함됐습니다. 나머지 세 자리는 이상렬과 최영준, 마낙길의 차지였습니다.

    한편 여자부에서도 대통령배 7번 중 5번 우승을 차지한 현대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여자배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호남정유의 시대가 막을 올렸습니다. 현대는 25연승을 달릴 정도로 막강했는데요. 하지만 호남정유는 1~2차전을 모두 잡고 정상에 우뚝 섰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