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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기합' 이승현 "KCC 패배에서 교훈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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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난 기합' 이승현 "KCC 패배에서 교훈 얻었죠"

    '끝까지 막는다' 오리온 이승현(오른쪽)이 12일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모비스 양동근을 밀착 수비하고 있다.(고양=KBL)

     

    '2015-2016 KCC 프로농구' 오리온-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PO) 3차전이 열린 12일 경기도 고양체육관. 경기 전 오리온 빅맨 이승현(24 · 197cm)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

    적지에서 2승을 먼저 거둬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긴장을 풀지 않은 얼굴이었다. 이승현은 "원정에서 2연승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면서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타산지석의 교훈 때문이다. 전날 KCC-KGC인삼공사의 4강 PO 3차전이 준 가르침이다. 이승현은 "어제 두 팀 모두 열심히 잘 하더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KCC 선수들이 어딘지 모르게 살짝 긴장이 풀린 것처럼 보였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규리그 우승팀 KCC는 홈인 전주에서 인삼공사에 먼저 2연승을 거뒀다. 그러나 적지인 안양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일격을 당했다. 사실상 승부처인 1쿼터에서 상대에게 분위기를 뺏긴 게 컸다. 이승현은 "우리도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경기에서 질 수 있다"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일승 감독도 마찬가지. 추 감독은 "조금이라도 마음을 놓으면 안 된다고 선수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줬다"면서 "일단은 수비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오리온, 전반부터 열세인 리바운드 우위

    과연 전날 교훈을 얻은 오리온은 달랐다. 시종일관 긴장을 풀지 않고 상대를 몰아쳐 승리로 연결했다.

    1쿼터부터 오리온은 리바운드에서 크게 앞섰다. 오리온의 약점이 골밑이었지만 리바운드에서 9-4로 두 배 이상 많이 걷어냈다. 리바운드는 신장보다 중요한 게 적극성이라는 점을 일깨운 오리온의 1쿼터였다.

    골밑 우위로 오리온은 1쿼터를 15-11로 앞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쿼터에도 리바운드 12-11로 앞선 오리온은 전반을 30-25로 마무리했다. 경기 전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우리 장점인 골밑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오리온은 버텨냈고, 오히려 상대에 우위를 보였다.

    분위기를 가져온 오리온은 3쿼터 완전히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반 상대 득점을 꽁꽁 묶은 만큼 후반에는 공세로 전환했다. 3쿼터 오리온은 주포 애런 헤인즈가 9점을 집중시키고 문태종(5점)과 이승현, 조 잭슨, 최진수(이상 4점)까지 야투율 60%의 호조로 점수 차를 56-43, 13점 차까지 벌렸다.

    4쿼터에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은 오리온은 결국 76-59 승리를 거뒀다. 3연승으로 1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동부와 6강 PO까지 시리즈를 모두 3전승으로 마무리했다.

    헤인즈가 양 팀 최다 29점 14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이승현도 상대 외인을 맡음녀서 8점 3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가드 잭슨이 8점 9도움으로 공수를 조율했다. KCC와 인삼공사보다 최소 1일 이상 더 휴식일을 갖고 챔프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오리온의 집중력이 가져온 결과였다.

    경기 후 추 감독은 "이승현이 골밑에서 상대 외인을 정말 잘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이승현은 "데뷔 두 시즌 만에 챔프전에 올라 행운인 것 같다"면서 "힘들지만 챔프전에서 최선을 다해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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