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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매혹적인 '벨칸토' 향연에 빠지다

    CBS 갈라 콘서트 '아름다운 열정'…관객들 매료·클래식 공연 세 바람

    (우)테너 김재형 (좌) 소프라노 이윤정 (사진제공= 포토민트 장철웅)

     

    "신이 내려준 최고의 악기가 인간의 목소리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주는 공연이었어요."

    목소리가 전해준 울림에 감동했고, 화려한 기교에 환호했다. CBS 갈라 콘서트 '아름다운 열정'을 관람한 관객들은 벨칸토 향연에 매료됐다.

    클래식 공연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자 기획한 CBS 갈라콘서트 '아름다운 열정'이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한 번째 막을 올렸다. 이날 공연은 '아름다운(Bel) 노래(Canto)'라는 뜻을 지닌 '벨칸토(Bel Canto)'를 주제로, 한국 최고의 대표 성악가인 테너 김재형, 소프라노 이윤정과 홍주영, 바리톤 김주택이 함께했다.

    19세기 전반 이탈리아 오페라에 쓰였던 화려하고 기교적인 창법을 칭하기도 한 벨칸토는 우아하고 서정적으로만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성악가가 발휘할 수 있는 극한의 기교를 총 동원해 노래하고, 때로는 인간의 목소리로 악기와 기교를 겨루는 시도가 이루어지는 게 특징이다.

    이날 무대의 첫 시작은 세계 오페라에서 독보적인 노래와 연기로 사랑받는 한국 오페라의 자존심, 테너 김재형이 포문을 열었다. 김재형의 선창으로 푸치니의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환호했고, 그의 깊은 목소리에 감동해 곡이 끝나자마자 '브라보'를 외치며 열렬한 호응을 보냈다.

    소프라노 홍주영 (사진제공= 포토민트 장철웅)

     

    열기를 이어받아 소프라노 이윤정이 선보인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중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 오르고'에서 높은 고음과 함께 특유의 목소리 기교가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고, 소프라노 홍주영은 노르마의 '정결한 여신이여'이란 곡을 울음보다 더 절절하게 서글픈 마음으로 불러 곡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이태리 오페라 무대의 '진정한 지배자'로 평가받는 바리톤 김주택의 청교도 중 '아 영원히 너를 잃어버렸다'의 무대도 돋보였다. 청교도 곡과 1부 마지막 즈음에 부른 라 트라이바타 중 '프로방스의 바다와 대지'라는 곡은 김주택 특유의 테너와 베이스 사이의 중간 음역으로 굵고 중후한 목소리를 뽐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모든 곡에 성악가들의 목소리를 뒷받침하는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협연도 벨칸토의 향연을 더욱 빛나게 했다.

    바리톤 김주택 (사진제공= 포토민트 장철웅)

     

    2부에서는 성악가들이 선보인 무대매너와 쇼맨십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연출된 바리톤 김주택의 레온카발로의 오페라 팔리아치의 '프롤로그'는 1부 끝나고 가진 인터미션(intermission·공연 중간 휴식시간)으로 흩어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이어진 테너 김재형의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 중 '의상을 입어라'는 시원한 고음과 함께 펼쳐지는 무대 연기가 단연 돋보였다.

    소프라노 이윤정의 솔로 무대 역시 2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다. 환청과 착시에 빠진 광란의 장면이 압권인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중 '다정한 목소리가 들리네'를 이윤정은 곡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음역을 써가며 노래했고, 특유의 표정연기로 광적인 연기를 선보여가며 인상적인 무대를 펼쳤다.

    120분간 모든 무대를 숨 죽여가며 몰입한 관객들은 무대가 끝나자 '브라보'를 외치며 앵콜을 요청했고,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이유선(41·서울 방배)씨는 "신이 선물한 최고의 악기가 인간의 목소리라는 말을 새삼 느끼게 해준 공연이었다"며 "오케스트라 협연도 빛났고. 또 중간중간 성악가의 노래만 오롯이 빛나는 것도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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