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숙희(62·여) 서울시의사회 회장을 '당선안정권'인 비례대표 A그룹으로 공천한 것에 대해 보건의료단체들의 반발 기류가 거세다.
김 회장이 '의료 민영화'에 호의적인 데다, 리베이트 쌍벌제에 반대하는 등 의사들의 이익만을 대변해왔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와 대한간호협회는 21일 오전 더민주 당사를 방문해 김 회장 공천의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성명서를 낭독할 예정이다.
이들은 전날 공동 성명을 내어 "이번 공천이 철회되지 않으면 김 회장의 비례대표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선거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들 단체는 "김숙희 회장은 원격의료 허용 고려 등 의료민영화에 호의적이고, 리베이트 쌍벌제가 의사에게 가혹하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등 직능의 이익만을 위해 활동해왔다"고 지적했다.
"더민주가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이나 정신과도 궤를 분명히 달리하는 부적절한 인물"이란 것.
이어 "만약 김 회장이 당선돼 20대 국회에서 활동할 경우 더민주는 합리적 보건의료정책을 추진하는 정당이 아닌, 단 하나의 직능단체의 이익과 더불어 함께 하는 정당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공천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이들 단체가 언급한 '리베이트 쌍벌제'의 경우 제약사가 의사에게 특정 의약품을 처방하는 조건으로 뒷돈을 준 사실이 적발되면 양측 모두 처벌하는 법률이다.
김 회장은 또 △성범죄로 형을 받은 의사가 10년간 의료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아청법'(아동및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에 반대하거나 △의료사고 발생시 의료기관 동의 없이도 분쟁 조정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일명 '신해철법'에도 반대해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11월 <청년의사>에 기고한 글에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훼했다는 비판도 SNS를 중심으로 회자되고 있다.
당시 김 회장은 '의사들에 우호적인 대통령?'이란 제목의 기고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을 "정치 투쟁으로 마침내 권력을 잡은 대통령"으로, 노 전 대통령은 "자살로 자신의 과오를 묻어버린 대통령"으로 표현했다.
김 회장은 해당 글에서 "의사들에게 우호적인 대통령은 바라지 못해도 정부의 각종 규제 속에서도 눈부시게 발전한 우수한 의료를 저질화시키거나 무상이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의 판단을 왜곡하는 선동적인 복지 공약은 절대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김 회장이 기고했던 글은 공천 직후 논란이 커지자 해당 매체의 홈페이지에서도 삭제된 상태다.청년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