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언급하며 애국심 고취, 관광 활성화 등을 강조한 것을 두고 온라인이 들썩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태양의 후예가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한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해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좋은 문화 콘텐츠 하나가 경제·문화적 가치를 낳을 뿐만 아니라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태양의 후예가 젊은이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고 국가관을 확립하는 데에도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드라마에 대한 박 대통령의 '아전인수' 식 해석을 꼬집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안 그래도 제국주의로 논란 있는 드라마인데 국가관에 도움이 된다니…"라고 지적했다.
태양의 후예를 두고 대중문화평론가 황진미 씨도 최근 '한겨레' 칼럼을 통해 "일본 영화에서 풍기던 군국주의의 냄새가 난다면 기분 탓인가. 유시진(송중기 분)이 강모연(송혜교 분)을 돌려세워 국기에 대한 경례를 시키는 장면이나, 날아가는 헬리콥터에 전원이 도열하여 경례를 붙이는 장면은 또 어떤가"라며 "만약 이 드라마가 일본에서 만들어져 인기를 끌고 있다면 어땠을까.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 비난하지 않았을까"라고 꼬집은 바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태양의 후예 드라마를 봤다. 매우 완성도가 높고, 영상미도 대단한 드라마지만 스토리에서 뜬금없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면 갑자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도록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유도하는 장면. 무언가 박근혜 정부의 행보와 일치한다. 우려스럽다"고 적었다.
이는 앞서 지난 2014년 영화 '국제시장' 개봉 당시 박 대통령의 발언을 연상시킨다는 것이 누리꾼들의 의견이다.
영화 '국제시장' 스틸컷(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당시 박 대통령은 영화 속 국기하강식 장면에 대해 "최근에 돌풍을 일으키는 영화에도 보니까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퍼지니까 국가배례를 하더라"며 "그렇게 해야 나라라는 소중한 공동체가 건전하게 어떤 역경 속에서도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시장의 이 장면은 그 시대 국가주의 문화를 풍자하기 위한 설정이다. 대통령이 이를 과도하게 해석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이에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영화를 직접 본 것은 아니며 신문지상 등 언론에 많이 나와 이를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었다.
태양의 후예가 가상의 분쟁지역인 우르크에 파병된 군인과 의사들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관광 활성화" 발언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