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예술영화 전용관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22일 오후 임권택 감독과 배우 안성기의 이름을 딴 헌정관 개관식이 열렸다.
이날부터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는 안성기관이, 부산에 있는 CGV아트하우스 서면에는 임권택관이 각각 문을 열었다.
CGV아트하우스는 앞으로 헌정관에서 관객 한 명이 영화 한 편을 볼 때마다 관람료 매출 가운데 100원을 적립한 뒤 추가로 100원을 더해 한국 독립영화 발전에 200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임 감독은 "나이 80살이 넘어 내 이름을 딴 헌정관이 생기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어설픈 짓 하지 않고 정직하게 살 수밖에 없겠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날 개관식에 동석한 임 감독의 부인 채령 여사는 "(남편에게) 영화가 좋은지 내가 좋은지와 같은 철없는 질문을 많이 했다"며 "남편이 항상 이런 질문에 대답을 안 했는데, 이 자리에 와보니 그것이 답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안성기는 "내 이름을 딴 헌정관 개관으로 독립영화를 만드는 분들에게 도움과 용기가 되면 좋겠다"며 "한국영화와 독립영화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참여하고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정 CJ[001040] CGV 대표는 "무한경쟁 환경에서 CGV와 한국영화가 살 길은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길밖에 없다"며 "CGV가 진출한 나라마다 감독·배우의 헌정관을 하나씩 짓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배우 박중훈과 영화 저널리스트 백은하의 사회로 열린 행사에는 이장호, 김기덕, 류승완, 김한민, 이명세, 신연식 감독, 배우 정재영, 신현준, 박상민, 조진웅, 한예리 등 영화인 1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헌정패 증정식에 이어 신연식 감독이 연출한 12분 분량의 헌정 공연이 열리면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개관식이 끝나고 임 감독과 안성기는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며 부산시와 영화인들 사이에 갈등이 갈수록 커지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임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일본 도쿄국제영화제와 비교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큰 영화제"라며 "'다이빙벨'이라는 영화 하나로 관이 개입해 이런 풍파를 맞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름이 부산영화제지만 한국의 대표 영화제이면서 세계적인 영화제"라며 "시에서 불편하더라도 영화제를 참고 살려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안성기는 "영화제를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국가안보나 국익이 큰 문제를 주지 않는 한 영화는 영화적으로 해석하고 맞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영화제는 그간 접하기 힘든 영화를 공유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시나 관이 간섭하면 영화제의 이런 면모를 잃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 감독은 '서편제', '취화선', '천년학' 등 102편의 영화를 연출하며 칸 영화제 감독상, 베를린영화제 명예황금곰상을 받는 등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안성기는 '기쁜 우리 젊은 날', '칠수와 만수', '화장' 등 100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50년이 넘게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