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대전 서구 을(乙)은 그동안 지역기반 정당과 진보정당에 후한 점수를 줬다.
2000년 이후 치러진 5번의 선택에서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열린우리당, 자유선진당, 민주통합당이 배지를 달았다. 새누리당은 한 번도 선택받지 못했다.
새누리당·민주통합당·자유선진당의 3파전이 벌어졌던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 박범계 후보가 43.62%의 득표율로 자유선진당 이재선 후보(30.67%), 새누리당 최연혜 후보(23.26%)를 누르고 당선됐다.
변수는 4년 전과 다른 '구도'다. 우선 지역기반 정당이 사라졌다.
보수여당에서 1명의 후보가 나선 반면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3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새누리당 이재선 후보.
지난 19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으로 출전했던 이재선 후보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후보와 리턴매치를 벌인다.
이재선 후보는 "대전지역에도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이 필요하다. 대전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한다"며 당과 함께 3선 경험(15·16·18대)을 부각시켰다.
도서관을 비롯한 교육시설 확충을 내세워 학구열이 높은 둔산지역 공략에 나섰다.
그밖에 ▲용문·탄방·월평 주거환경 개선 및 재정비 ▲기업 유치 및 자영업 특별지원법 발의 ▲도시철도 2호선 만년역 신설 ▲청년·여성·장애인 일자리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후보.
재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후보는 19대 국회에서 당 원내대변인과 대전·충남 유일의 국회 정치개혁특위 참여 등 초선임에도 중앙에서 굵직한 목소리를 낸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박범계 후보는 "거대여당의 벽에 부딪혀 작은 성과는 있었으나 충분히 다 실현하지 못했다. 저의 꿈이 다 끝나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여당에 대한 심판을 강조했다.
19대 국회에서 끝내지 못한 사법정의 실현과 경제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힘을 실어달라는 것.
▲월평도서관의 차질 없는 완공 ▲대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 조성 ▲갈마공영주차장 조성 부지를 활용한 복합문화센터 건립 등 지역 숙원사업 해결에도 비중을 뒀다.
국민의당 이동규 예비후보
국민의당 이동규 후보는 유권자에서 후보로 직접 나서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돈이 없어도 웃을 수 있는 사회, 힘이 없어도 무섭지 않은 사회, 몸이 불편해도 마음은 편안한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초심'을 강조한 것인데, 공약도 지방대 졸업생 국비유학생 선발 등 청년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공약에 공을 들였다.
▲사회적 약자·저소득층 계약직 공무원 고용 ▲국세 10% 선납 통한 영세·중소상인 납세자 연금공단 설립 ▲미래창조과학부 예산 확보 등의 공약과 함께 국회의원 세비도 전액 반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의당 김윤기 후보.
정의당 김윤기 후보는 "국민의 모습과 비슷한 국회를 만들 수 있는 사람"임을 강조한다.
김 후보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비정규직과 서민의 아픔을 알겠느냐"며 "적대적 양당관계를 깨고 국회가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정치의 희망을 되살리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세비 50% 삭감 및 최저임금과의 연동제를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주요 공약으로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통한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청년 미취업자 의무고용 확대 ▲재벌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한 법제도 정비 등을 내걸었다.
새롭게 짜인 선거판이 어느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