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기로에서 친정팀 KIA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 투수 임창용. 사진은 2014년 삼성에서 뛰던 한국시리즈 경기 모습.(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은퇴 기로에 놓였던 임창용(40)이 새 둥지를 찾았다. 고향인 광주 연고의 친정팀 KIA다.
KIA는 28일 "전날 늦은 밤 임창용과 연봉 3억 원 입단 계약에 대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괌에서 개인 훈련 중인 임창용은 추후 공식 입단할 예정이다.
KIA로서는 부담을 감수한 영입이다. 임창용의 도박 스캔들 때문이다. 팬들의 비난 여론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 구단 이미지에 타격이 갈 수 있는 영입이다. 뒷문이 불안한 몇몇 구단이 임창용 영입을 저울질하다 주저앉은 이유다.
임창용은 지난 2014년 11월 마카오 카지노 정킷방(현지 카지노에 보증금을 주고 대여한 VIP실)에서 4000만 원대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 1월 벌금 1000만 원형을 선고받았다. 이미 도박 혐의로 지난해 원 소속팀인 삼성의 한국시리즈 명단에서도 빠진 임창용은 사실상 방출돼 무적 선수가 됐다.
특히 임창용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전체 시즌 50%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선수 등록 뒤부터 적용되는 징계다. 때문에 KIA는 올 시즌 144경기의 절반이 지난 7월에야 임창용을 투입할 수 있다.
그럼에도 KIA는 임창용 영입을 단행한 것이다. 일단 한국 프로야구의 레전드인 임창용의 명예로운 은퇴를 위한 배려 차원이다. 통산 114승 232세이브를 올린 임창용이 이대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난다면 KBO 역사에 남을 선수의 아쉬운 퇴장일 수밖에 없다.
KIA는 "고향 팀에서 야구 인생을 마무리하며 자신의 과오를 씻고 싶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임창용에게 반성과 재기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임창용은 연봉 전액 기부와 추후 재능 기부 활동으로 팬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전력 면에서 KIA는 큰 도움을 얻게 됐다. KIA는 지난해 30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윤석민이 올해는 선발로 뛴다. 현재 낙점된 마무리 심동섭은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문제다. 지난해도 57이닝 남짓을 던지면서 사사구가 46개나 됐다.
이런 가운데 임창용의 가세는 마무리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다. 비록 7월 이후에야 출전하지만 시즌 후반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선수의 명예로운 은퇴와 구단의 뒷문지기 해결 등 이번 임창용의 KIA행은 '윈-윈'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아직 따가운 여론의 시선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관건이다. 향후 KIA와 임창용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