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한국시리즈 당시 전, 현 삼성 소속 투수인 임창용(오른쪽부터), 안지만, 오승환, 윤성환이 포즈를 취한 모습.(자료사진=박종민 기자)
도박 스캔들에 연루된 삼성 윤성환(35)-안지만(33)에 대해 류중일 감독이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임창용(40)의 KIA 복귀가 류 감독의 결단을 앞당긴 모양새다.
류 감독은 28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선수의 야구 인생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윤성환과 안지만을 되도록 빨리 마운드에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둘은 임창용, 오승환(34 · 세인트루이스) 등과 함께 해외 도박 혐의를 받았다. 임창용과 오승환은 지난 1월 벌금 1000만 원씩을 선고받았다. 다만 윤성환과 안지만은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 중으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일단 둘은 파문이 불거진 지난해 10월 한국시리즈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후 임창용과 달리 삼성의 보류선수 명단에는 포함됐고, 괌 전지훈련도 소화했다. 그러나 따가운 여론 시선에 시범경기에는 등판하지 않고 있다.
코칭스태프에서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시범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정규리그에 출전할 수 있는 까닭이다. 2군에서 등판했지만 1군을 상대하는 것과 천지차이다. 때문에 류 감독은 지난 18일 KIA와 광주 시범경기 원정을 앞두고 이들의 등판과 관련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그러나 구단의 만류로 확실한 입장 표명이 미뤄졌다.
이런 가운데 류 감독은 10일이 지나 이들의 등판 계획을 밝힌 것이다. 류 감독은 "언제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둘을 2군에만 둘 수 있는가"라면서 "일단 정규시즌에는 뛰고, 혹시라도 경찰 수사가 진척되고 유죄가 확정되면 그때 KBO나 구단이 징계를 내리는 방법이 최선이 아닐까 한다"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임창용의 KIA 복귀가 발표됐다. 삼성에서 방출된 임창용은 그동안 무적 신분이었다. 비난 여론에 대한 부담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받은 전체 시즌의 50% 출전 정지 징계로 선뜻 나서는 구단이 없었다. 그러나 고향팀이자 친정팀 KIA가 임창용의 명예로운 선수 은퇴를 위해 기회를 주기로 했다.
임창용은 올해 연봉 3억 원을 모두 기부하기로 하고, 이후에도 재능 기부 활동을 하는 등 지난날의 과오에 대해 팬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KIA도 임창용의 속죄 의지를 높이 사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류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야구를 계속해야 할 두 투수가 너무 오래 마운드에 서지 못했는데 선수 생명을 생각해 달라"면서 "많은 분이 두 투수의 등판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팬들의 이해를 구했다. 일단 삼성은 둘의 1군 등록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