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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류재준, 문화예술위 지원사업 심사 외압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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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류재준, 문화예술위 지원사업 심사 외압 의혹 제기

    • 2016-03-30 05:54

    문화예술위 "심의과정 개입한 적 없어" 부인

     

    현대음악 작곡가 류재준 씨가 29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행사 지원사업 공모 심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문화예술위는 이 같은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류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 예술 지원의 비리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그가 예술감독을 맡은 '2016 서울국제음악제'가 지난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행사 지원사업 공모에서 탈락한 이유가 외부 압력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공연예술행사 지원사업은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등 전국 규모의 행사 가운데 예술 발전과 예술가 간, 예술가-시민 간 교류 활성화에 기여하는 축제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류 씨는 "최근 해당 지원사업 심사에 참여했던 인사로부터 '서울국제음악제가 1차 심사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심사위원들이) 2차 심사에 올렸으나 2차 심사에서는 서울국제음악제가 아예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으며, (문화예술위) 담당자에게 이유에 관해 물으니 로비가 문제였다고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는 것 외에 정확한 이유에 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고 들었다"고 썼다.

    류 씨는 또 "심사위원에게 문화예술위 측에서 선정한 사업 명단과 각 예산 지원액을 주며 사인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류 씨는 이 인사와의 대화 내용도 자세히 공개했다. 류 씨에 따르면 이 인사는 "2차 심사에 가보니 (문화예술위 측에서) 이미 지원 대상자와 배분 금액까지 다 정해놓고 심사위원들에게 사인하라는 식이어서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인사는 "1차에서부터 이상한 행사에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국회 통해서 로비도 들어왔다고. 그래서 말도 안 되는 것들이 1차에 같이 올라가고 정작 올라가야 할 것들은 밀렸다"고 했다.

    이 인사는 류 씨가 음악 분야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냐고 묻자 "거의 그렇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류 씨는 "예술에서 예술 외에 다른 부분이 평가 대상이 되고 로비가 난무하게 된다면 더는 예술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지 못하게 된다"며 "심사위원이 선정한 항목을 마음대로 제외시키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것만 지원한다는 이 발상이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문화예술위는 류 씨의 주장과 관련, 해명 자료를 내고 "서울국제음악제는 1차 심의에서 후보자로 2심에 상정됐으나, 2심에서 지원대상 우선순위에 들지 못해 선정되지 못했다"며 "심의 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지원액은 선정 단체의 전년도 평가결과와 사업규모를 검토한 실무 측의 내용을 바탕으로 심의위원들이 결정했으며, 주최 측에서 사업대상을 선정해 심의위원에게 사인을 요구하였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문화예술위는 "국회 외압 논란은 서울 중심보다는 지역 문화예술의 균형적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역의 요구가 있었음을 심의위원들에게 고지하고 행사의 예술성 뿐 만아니라 지역 주최 행사에 대한 균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씨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며 국제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작곡가다. 폴란드 정부로부터 1급 훈장인 '글로리아 아르티스'(Gloria Artis)를 받기도 했다.

    류 씨가 2009년 시작해 올해 8회를 맞은 '서울국제음악제'는 음악을 통한 화합을 추구하는 클래식 음악 축제로,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이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다.

    앞서 지난해에는 문화예술위가 연극, 문학창작 분야 지원 대상 선정 과정에서 정치적 이유로 특정 예술가를 배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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