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일(31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최대한 많은 유권자를 만나 자신을 알려야 하는 정치인들에게 교회도 선거운동의 장이 되고 있다. 주일아침 교회 앞에서 유세하거나 예배시간에 참석해 교인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한다.
선거운동을 위해 주일예배에 교회를 방문하는 정치인들,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기윤실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실시한 ‘국회의원 후보자의 교회방문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92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49.5%가 예배나 교회 내 모임에서 후보자를 인사시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발언기회를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그냥 소개만 하는 것은 괜찮다는 응답은 25.5%, 모든 후보자에 공평한 기회를 제공한다면 소개시키고, 발언 기회를 줘도 괜찮다는 응답이 13%로 나왔다.
흥미로운 것은 목회자와 평신도의 생각이 조금 다르다는 것. 응답자 가운데 담임목회자와 부교역자 사이에서는 발언은 적절하지 않지만 소개 시키는 것은 괜찮다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왔고, 장로, 권사, 집사 등 일반 평신도 그룹에서는 발언/소개 모두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공정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판단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자의 소속정당이나 현역의원 여부와 관계 없이 공정하게 인사시킨다고 보는 응답은 46.2%로 절반에도 못미쳤다.
이같은 정치인들의 교회에서의 인사, 발언에 응답자의 16.7%는 투표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실시한 기윤실은 “투표에 영향을 받는다는 16.7%의 응답은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접전지역이라면 결코 무시하지 못할 비율”이라면서 “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결과“라고 밝혔다.
특히 “정치인들이 선거운동을 위해 교회를 방문하고, 소개나 인사를 시키는 과정에서 불법선거운동이 종종 나타난다"면서 “정치이념이나 개인에 대한 편향성이 작용하지 않도록, 공정선거의 원칙을 교회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윤실은 "교인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도, 정치인의 인사요청을 목회자가 거절하기 힘들어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교회 혹은 교단차원의 분명한 원칙을 세워두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