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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⑫ 고양갑] 19대 170표차 승부…야권 후보단일화가 변수

국회/정당

    [격전지⑫ 고양갑] 19대 170표차 승부…야권 후보단일화가 변수

    • 2016-03-31 06:00

    심상정 vs 손범규 vs 박준 재대결…최후에 웃을 자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 더불어민주당 박준 후보 (사진=윤창원 기자, 후보 블로그 캡처)

     

    19대 총선에서 가장 아슬아슬하게 승부가 난 곳은 경기 고양갑이다. 진보당 (당시 통합진보당)의 심상정 후보는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를 단 170표(0.19%p) 차이로 누르고 국회에 진출했다.

    이들이 이번 총선에서 또 다시 만났다. 18대 총선까지 합하면 3번째 대결이다. 18대엔 손범규 후보가 19대 때는 심상정 후보가 각각 한 번씩 승리를 거머쥔 바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의 박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19대 총선과 후보진이 동일해졌다. 당시엔 야권에서 후보 단일화를 했고 심상정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야권의 연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초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야권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가 선거 승패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 심상정 "야권연대 거부한 더민주당, 제1야당 자격 없어"

     

    지난 29일 오전 8시 화정역에서 만난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출근하는 주민들에게 "모두들 힘내시고 잘 다녀오십시오"라고 힘차게 외쳤다. 중간에 심 후보에게 사인을 요청하거나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는 시민들도 보였다.

    그는 "아무래도 현역의원이라서 많이 알아 봐주시는 것 같다"며 "'나는 보수지만 심상정을 좋아한다'고 해주실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야권연대에 대해서 "여당을 이기는데 관심이 없는 야당은 제 1야당의 자격이 없다.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당 차원의 후보단일화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와서 후보 개인별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소수당 후보들에게 사퇴를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야권연대가 안되면 무조건 진다'는 논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심 후보는 "야권연대는 야권의 공동의 승리를 위해서 당 차원에서 제안을 한 것"이라며 "야권연대가 선거의 절대적 요인으로 비춰지는 건 잘못"이라며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역주민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일 잘하고 정의로운 국회의원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지난 임기 반응이 좋았던 지역 사업으로는 '동고양에 세무서 신설'과 '내유동 종합복지관 유치' 등을 언급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신분당선 동국대병원역 유치, 복합문화센터 고양누리 건립, 지역 내 다목적 체육시설 신설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 "지난 설욕은 잊었다" 손범규, 지역 주민 소통에 집중

     

    같은 날 오후 화정역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는 "이제는 4년 전 일은 다 잊었다. 다 기억하고 있으면 힘들어서 안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총선의 패인에 대해서는 "주민과 소통하는 게 미흡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18대 총선에 당선됐을 때는 지금보다 젊은 나이였다. 그 땐 막연하게 일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의회활동 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더 많이 만났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고양 지역주민들의 특징에 대해 "고양갑 지역은 인근 신도시인 일산이나 서울에 비해 혜택을 못 받았다는 소외감이 존재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당선이 되면 교통문제와 복합커뮤니티센터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야권연대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야권연대는 기정사실로 보고 준비해왔다. 크게 신경쓰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연대가 꼭 야당의 승리로 비춰지는 것에는 문제를 제기했다. "야권연대 하면 심 후보가 이기고 아니면 내가 이긴다고들 하는데 그렇지 않다. 야권연대는 야합일 뿐이라는 점을 주민들이 이미 안다"고 했다.

    그는 가장 큰 경쟁력으로 '예산 확보 능력'을 꼽았다. 손 후보는 "집권여당의 재선이면 예결위원회 간사를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지역 주민들의 소외감을 풀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양보할 수 없는 박준 "야권연대 했어도 어렵게 이기지 않았나"

     

    같은 날 원당역 인근의 마을버스 차고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준 후보를 만났다. 그 역시 "야권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지난 선거에 양보해줬어도 겨우 이겼다. 내가 나갔으면 그렇게 어렵게 이기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심상정 후보가 양보해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고양갑에서 8년째 지역위원장을 한 그는 "그동안 지역의 많은 사람들과 직접 만나 대화했다"고 자부했다. 박 후보는 "학원비가 없어서 엉엉 우는 엄마도 봤고, 직장을 구할 수 없다고 화정역에서 배회하는 학생도 만났다"며 "주민의 희로애락을 직접 들어주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대 후보에 대해서는 "심상정 후보가 중앙정치에 기여한 바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역을 위해 큰일을 한 건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지역을 위한 주요 공약으로 그린벨트 규제완화와 교통문제를 해결을 내세웠다. 그는 "이 지역엔 그린벨트가 많아서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심각하다. 불필요한 규제는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교통문제의 경우 "3호선을 삼송과 금촌까지 지선을 연결하고, 신분당선을 유치해서 고양시청역과 식사동 역을 경유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 야권 지지자들 "야권연대 무조건 해야"

    야권 지지자들은 후보 단일화는 "무조건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유대종(남.50)씨는 "집안 싸움은 안 된다. 국민의 입장에서 국회는 야당이 확실히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구를 중심으로 연대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원당역에서 만난 이모(남.56)씨는 "소수당보다 힘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곤(남.65)씨는 "현재 정부가 펼치는 독단적 행태를 저지할 정의당을 지지한다"고 했다.

    고양시에 거주하며 21년째 노점상을 하고 있는 박 모(여.65)씨는 "심상정 후보가 노점상을 하는 우리 같은 서민들을 대변해준다. 실제로 단속 문제에 신경을 많이 써줬다"고 지지의사를 밝혔다. 박준 후보를 지지하는 이 모(59)씨는 "진보를 지지하지만, 정의당보다 더불어민주당이 더 온건하기 때문에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현재 야당 후보들은 연대를 놓고 여전히 힘겨루기 중이다. 가장 치열했던 승부를 보였던 고양갑에서 야권연대가 성사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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