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워터월드, 귀여운 여인 포스터
숀 코네리 없는 007, 줄리아 로버츠 없는 귀여운 여인. 관객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하마터면 이런 일이 발생할 뻔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8일(현지시간) '스타배우가 거절한 배역'에 대해 소개했다.
숀 코네리는 배역 때문에 웃고 울었다.
영화 007 시리즈 1편 '닥터노'(1962년) 제작자 앨버트 커비 브로컬리는 007 제임스 본드 역에 절친한 친구인 캐리 그랜트를 점찍었다. 하지만 그랜트가 제안을 거절해 코네리에게 본드 역이 돌아갔다. 007 덕분에 코네리는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까지 받았다. 반면 2001년 "대본이 마음에 안 들어"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 역(이안 맥컬린 분)을 고사해 땅을 쳤다.
해리슨 포드는 대타로 출연해 배우인생을 활짝 꽃피웠다.
배우를 꿈꾸는 목수였던 포드는 1977년 '스타워즈' 1편에서 버트 레이놀즈가 거절한 한 솔로 역을 맡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인디애나 존스 1편 '레이더스 잃어버린 성궤를 찾아서'(1981년) 역시 인기 TV시리즈 '매그넘 P.I'의 톰 셀렉에게 먼저 제안이 갔지만, 셀렉이 "방송국과의 옵션 조항 때문에" 출연을 거절하면서 포드가 주인공을 꿰찼다.
세계적으로 히트한 작품을 놓친 배우들이 보여주는 반응은 극과 극이다.
'포레스트 검프' 출연을 고사한 존 트라볼타와 '쇼생크 탈출'(1994) 대신 '워터월드'를 택한 케빈 코스트너는 훗날 "연기인생에서 최대 실수였다"고 후회했다.
톰 행크스가 주인공으로 열연한 '포레스트 검프'는 199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다. '워터월드'는 대실패했지만 팀 로빈스가 앤디 듀프레인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쇼생크 탈출'은 명작으로 각광받았다.
윌 스미스와 몰리 링월드는 각각 '매트릭스'와 '귀여운 여인'에 주인공으로 출연할 기회를 놓쳤지만 의외로 담담했다.
스미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키아누 리브스가 맡았던 '네오' 역을 거절한 건 탁월한 결정이었다. 내가 출연했다면 영화를 망쳤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 '조찬클럽'과 '프리티 인 핑크'로 유명한 링월드는 "물론 로버츠가 첫 번째로 비비안 워드 역을 제안을 받은 건 아니었지만, 그는 '귀여운 여인'을 자신의 영화로 만들었다. 모든 배우가 꿈꾸는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