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64)이 3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던 중 질문을 던진 취재진을 노려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이 검찰에서 16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1일 새벽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심우정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허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측근을 통한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허 전 사장은 조사를 마치고 검찰청사를 나서면서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석때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 자체가 완전히 모함"이라며 "아직 더 소명할 게 남았다"고 덧붙였다.
측근 손모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사람을 안다는 것과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가를 아는 것은 별개"라며 "신문을 보고 손씨가 이권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주장했다.
출석 당시 허 전 사장은 "부디 충신을 역적으로 모함하는 이땅의 불의를 응징해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허 전 사장은 새누리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이던 2012년~2013년 손씨로부터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손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허 전 사장에게 자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 돈이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과 관련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손 씨는 지난 2011~2012년쯤 폐기물 처리 사업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W사를 운영하던 손 씨가 용산개발 사업 당시 주관사였던 삼성물산으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폐기물 처리용역 사업권을 따낸 뒤 회삿돈 9억원 상당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별다른 실적이 없던 손 씨의 회사가 용산개발 사업권을 따내는 과정에 10년 지기였던 허 전 사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검찰은 법인계좌에서 현금 20억여 원이 수차례에 걸쳐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하고, 이 돈이 비자금으로 활용됐는지 등 자금 흐름을 추적해왔다.
검찰은 조사내용을 검토한 뒤 허 전 사장을 재소환할 지, 구속영장을 청구할 지 등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